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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정일영 사장, 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박대성 지부장,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쨰)는 지부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 간 대화를 진행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정일영 사장, 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박대성 지부장,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쨰)는 지부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 간 대화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 인천공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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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10년 만에 첫 만남 "막중한 책임감"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한 뒤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인천공항공사(사장 정일영, 아래 공사)와 정규직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정일영 공사 사장은 연내 정규직화를 선언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정규직화에 착수했다. 이에 조응해 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정규직화 대책회의'를 발족한 뒤 공사에 대화를 요청했고, 양측은 지난 5월 26일 만났다.

인천공항지부에선 박대성 지부장과 지회장 13명이 참석했다. 공사에선 정일영 사장과 경영혁신본부장, 상생경영처장 등 '좋은 일자리 창출 T/F'에서 일하는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008년 지부를 창립했는데, 약 10년 만에 지부와 공사가 처음 만난 것이다.

인천공항지부는 이날 "지부가 출범한 이후 역사적인 날이다. 공사는 그동안 일관되게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사관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며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이날 박대성 지부장은 공사에 "1만 명이 정규직으로 완전히 전환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대화하자"고 했고, 정일영 사장은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인천공항지부는 우선 공사가 정규직 전환에 역행하고 있는 비용절감 위주의 과거 정책을 폐기하고 정규직 전환에 부합하게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공사는 공항 운영 업무를 46개로 쪼개 도급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는데, 도급계약 변경 때 비용절감을 이유로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전까지도 이어진 만큼, 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 것이다.

아울러 지부는 최근 발생한 셔틀 트레인 사고에 대해서도 노사가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공동조사를 실시함으로써 노사 간 신뢰에 기초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공동으로 마련하자는 취지다.

나아가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신철 인천공항지부 정책기획국장은 "공동연구로 공사와 지부가 따로 정규직화를 위한 용역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 갈등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 제안했다"며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신뢰가 형성되면 정규직화 논의가 더욱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부는 또, 공사가 중앙정부 공기업인 만큼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중앙정부에 제안하자고 했다.

노조, 공사의 '좋은 일자리 자문단' 호평

지부의 이 같은 제안에 정일영 사장은 '향후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또, 노사 미팅 후 '좋은 일자리 자문단'을 발족하고 정규직 전환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공사는 '좋은 일자리 자문단'을 노동계·경영계·법조계·시민사회 인사로 균형 있게 구성했다. 자문위원은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박태주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 위원장,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임주환 변호사, 박준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 이경호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 이영혁 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 박용화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라영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이다.

이들은 지난 5월 30일 열린 첫 회의에서 공사에 '자문단이 실질적인 논의와 자문을 할 수 있게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고, 당사자인 인천공항지부의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공사는 자문단의 이 같은 요청과 의견에 공감했다.

공사의 '좋은 일자리 자문단' 구성과 자문단의 역할에 인천공항지부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공항지부는 "(자문단을 구성한) 정일영 사장의 결단을 환영하고, 자문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대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사 간 협의의 틀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공사가 구성한 정규직화 자문단이 첫 발을 떼면서 노사 간 대화를 위한 준비는 됐다고 본다. 자문위원들이 제안했듯이 이젠 노사 간 성실한 대화, 신뢰하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본격적인 정규직 전환 논의를 위해 정기적이고 상설적인 노사협의체 구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지부,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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