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하자 동대구역에서 TV를 통해 지켜보던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하자 동대구역에서 TV를 통해 지켜보던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한민국 만세!"
"정의가 이겼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탄핵을 인용하자 동대구역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와"하며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불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열차를 타기 위해 동대구역에 나온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탄핵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텔레비전을 바라보면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탄핵심판 지켜본 시민들 "정의가 이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었다고 밝힌 60대 이순남(효목동)씨는 "탄핵이 안 됐으면 좋겠는데 착잡하다"며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 국민들을 위해 탄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백도식(62, 범어동)씨도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우선인데 박 대통령은 국민을 무시했다"며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승복해야겠지만 오늘도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동대구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10일 오전 동대구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정미 권한대행이 선고요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박 대통령이 인사개입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부분에 대해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말도 안 돼"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을 파면하기로 결정하자 시민들은 "와"하고 함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쳤다. 일부 시민은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치며 두 손을 번쩍 들어 만세를 불렀다.

탄핵이 선고되자 김순희(58, 내당동)씨는 "개인적으로는 섭섭하지만 국민의 80%가 탄핵을 요구했으니까 나라를 위해 잘된 것 같다"며 "이제 모두 승복하고 더 좋은 나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무개(66. 범어동)씨는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받아 잘 할 줄 알았는데 사람 하나 잘못 들여서 나라 망쳤다"며 안타까운 반응을 나타냈고, 손아무개(77, 서구)씨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니 그런가 싶지만 난 잘 모르겠다"며 서운하다고 말했다.

촛불 이끈 대구시국행동 "국민의 힘으로 이룬 승리"

대구백화점 앞에서 대형TV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탄핵 인용을 발표하자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대형TV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탄핵 인용을 발표하자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그동안 시국대회를 이끌어왔던 '박근혜퇴진 대구시국행동'은 오전 11시부터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대형 TV를 통해 탄핵심판 과정을 지켜봤다.

이들은 초반 탄핵이 기각될 것을 우려하며 우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탄핵 판결이 내려지자 박수를 치고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대구시국행동은 탄핵 결정이 난 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탄핵소추안 인용 결정은 참여와 행동으로 물길을 낸 국민의 힘으로 이룬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임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며 "국민들은 기어코 박근혜를 탄핵했다. 국민들은 위대하고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은 시작"이라며 "이제 우리는 낡은 정치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민행동은 "제대로 청산해야 사회를 다시 세울 수 있다"며 타협이 아닌 청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고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언제든지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탄핵 대구시국행동은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결정하자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의 승리하며 환영했다.
 박근혜탄핵 대구시국행동은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결정하자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의 승리하며 환영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시민단체들과 지역 정당들도 탄핵 결정에 대해 환영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고자 분연히 거리로 나선 1500만 촛불 시민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 헌재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어 "이 와중에도 한미당국이 최악의 적폐 중 적폐인 사드 한국 배치를 불법적이고 기습적으로 강행하고 정치권이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태를 심각히 우려한다"며 "박근혜 탄핵과 함께 사드도 탄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와 지역 정당도 박 대통령 탄핵 인용 환영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그동안 특검과 헌법재판소의 심리과정에서 드러난 국정농단은 이제 우리가 수습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고 다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도록 모두가 헌재의 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대구시당은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은 역사의 순리"라며 환영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국회 탄핵과 헌재의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이 치유되고 통합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시민촛불의 승리를 정치혁명으로 완수하겠다"며 "박근혜를 비롯한 공범자들을 구속, 처벌하고, 이 정부와 정책의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을 포함하여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경북도당도 "대통령 박근혜 파면은 엄동설한의 살을 에는 추위에도, 거친 눈보라에도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승리"라며 "헌법재판관 만장일치의 탄핵인용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헌법재판소가 화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향후 정국을 주시하며 대응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날 오후 1시30분 시청 상황실에서 권영진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시민 통합 및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오후 1시 20분 김관용 지사가 비상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이어 오후 2시에는 탄핵 결과에 따른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다. 김 지사가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밝힐지 주목된다.

한편 대구시민행동은 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국민승리 대회를 진행한다. 우선 오후 2시부터 시민단체들이 부스를 만들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오후 6시부터는 본대회를 열고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도 오후 5시부터 롯데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갖고 행진을 해 시국대회에 참여한다.


태그:#박근혜 탄핵, #대구시국행동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