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온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시설이 철거되면 유기견 596마리는 보호받을 곳이 사라진다.
 시온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시설이 철거되면 유기견 596마리는 보호받을 곳이 사라진다.
ⓒ 시온쉼터

관련사진보기

 
대전시 유성구에서 유기견 596마리를 보호 중인 사설 유기견보호소 '시온쉼터'가 또다시 철거 위기에 놓였다.(관련기사 : 각서 쓰고 수천만원 강제금까지... 그래도 개 300마리 거두는 까닭 https://omn.kr/244d3)

시온쉼터는 9년 전 우연한 계기로 오은숙 소장이 육견 22마리를 구조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오 소장 부친이 농사짓던 땅에서 개들을 보호했다. 하지만 해당 토지는 용도가 '농지'로 정해져 있어 본래의 목적과 다른 시설을 운영한 '불법전용'이 되고 말았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상당했다. 지난해에는 인근 주민 161명이 유성구청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소음과 악취가 주된 원인이었다. 관할청인 유성구청은 농지 불법전용에 따른 원상회복을 계고했다. 오는 8월 30일까지 3290㎡ 부지에 견사 철거와 원상복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4800여만 원이 부괴된다. 행정대집행까지 예고된 상태다.

한편 지난해 4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돼 전국의 사설 동물보호시설에 대한 합법화와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민간동물보호시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2개소 중 80곳이 현재 가축사육제한구역과 개발제한구역 등에 자리잡아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고 있는 상태다.

"철거비용 3500여만 원... 6월 중 후원 바자회 개최"
           
농지 원상 복구 계고장. 시온쉼터는 8월 말까지 시설을 철거하고 농지를 원상회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농지 원상 복구 계고장. 시온쉼터는 8월 말까지 시설을 철거하고 농지를 원상회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 시온쉼터

관련사진보기

 
시온쉼터 측은 그동안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유성구청과 협의를 이어왔다. 동물병원 원장, 변호사, 회계사, 행정사 등이 합세해 지난 5월 10일 사단법인 '사라(SARA, Sion Animal Rescue Association)'를 창립했다. '사라'는 버려진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보호하며 생명 존중의 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정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없이 순수한 봉사활동과 여러 전문가들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법인까지 만들어진 사례다.

유성구청과는 협의 끝에 단계적 철거 합의에 이르렀다. 유성구청의 뜻대로 일시에 철거하면 596마리의 유기견이 지낼 곳이 사라지게 되니, 차선책으로 3단계로 나누어 차례차례 원상복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원상복구 이후에는 '법이 정하는 축사 설치 규정에 따라 견사를 설치해서 법에 어긋나지 않는 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껏 여러 번 철거 위기를 맞이한 시온쉼터는 이제는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8월 30일까지 1단계 철거와 원상회복을 완료해야 하는 입장이다. 견사를 철거하고 그동안 쌓았던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3500여 만원 견적을 받았다. 오은숙 소장은 철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6월 중에 후원자 바자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오 소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유기견을 다 수용할 수 없기에 민간 사설 유기견 보호소가 생겼다"며 "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 방법을 찾는 데 시민과 지자체가 함께 힘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철거와 원상 회복을 앞둔 시온쉼터 전경.
 철거와 원상 회복을 앞둔 시온쉼터 전경.
ⓒ 시온쉼터

관련사진보기

 
시온쉼터의 운영 대부분은 재능 기부와 후원으로 이뤄진다. 중성화 수술도 지자체와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시온쉼터의 운영 대부분은 재능 기부와 후원으로 이뤄진다. 중성화 수술도 지자체와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 시온쉼터

관련사진보기

 
많은 시민들이 사료 후원과 자원봉사로 시온쉼터를 지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사료 후원과 자원봉사로 시온쉼터를 지키고 있다.
ⓒ 시온쉼터

관련사진보기


태그:#시온쉼터, #유기견, #사설보호소, #유성구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전의 시민활동가입니다. 우리 지역 현장 곳곳을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마이크가 필요한 분에게 마이크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