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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만큼이나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댐 주변지역은 지방소멸 위기와 함께 교육격차 심화, 지역경제 침체, 각종 규제 등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국내 행정구역 가운데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있는 지역을 뜻한다. 이들은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지역으로, 65세 고령층 인구가 20~39세 젊은 여성의 수보다 2배 이상 많을 곳을 가리킨다. 지난해 5월 기준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46.1%인 105곳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영향이다.

전국의 지방소멸 고위험지역 15곳 가운데 8곳이 K-water(한국수자원공사)의 사업 지역이다. 통계청·행정안전부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댐 주변지역의 노인 인구는 전국 평균 16.1%의 1.8배인 29%에 달한다. 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인 50.4%의 1/3 수준인 15.5%로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현재 K-water가 관리하는 전국의 댐은 모두 27개. 올해 초 노사가 함께 'ESG(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경영'을 선포한 K-water는 지역주민, 지자체, 사회적 경제기업 등과 협력해 댐 주변지역 주민들의 복지증진과 소득증대를 위한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는 동시에 탄소중립(Net-Zero) 등 정부의 친환경 어젠다를 실천할 수 있는 사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양강댐·충주댐, 지역주민들에게 사회복지 지원
 
 K-water는 지난해 4월부터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손잡고 '소양강댐 나의 주치의(My Own Doctor)'라는 일대일 방문의료 통합 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K-water는 지난해 4월부터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손잡고 '소양강댐 나의 주치의(My Own Doctor)'라는 일대일 방문의료 통합 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K-water

K-water가 진행하고 있는 댐 주변지역 주민들의 사회복지 지원 사업의 대표적인 경우는 소양강댐과 충주댐이다. 댐 주변지역 주민, 다른 기관과의 협업으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모범 케이스는 대청댐, 남강댐, 주암댐이다.

소양강댐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손잡고 '소양강댐 나의 주치의(My Own Doctor)'라는 일대일 방문의료 통합 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찾아가 진료해주는 서비스다.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18개 리(里)에서 방문진료 360회, 비대면진료 150회를 진행했다.

춘천별빛산골교육사회적협동조합과는 사북면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취약 노인층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자리와 복지가 같은 지역에서 맞물리게 한 것이다. 춘천시의 청년창업지원단체인 '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와는 소양강댐 물문화관 공간에 자리한 청년창업 팝업공간인 '다목적 소양'을 통해 지역 청년일자리를 만들었다.

댐 주변지역인 인제군에서는 농촌진흥청과 인제군, 지역주민들과 함께 '친환경 귀리채종단지'를 조성해 농산물 생산·판매·공급망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축산 농가 사료비를 절감하고 수질 오염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에는 국산 귀리 종자 80톤을 생산했는데, 이는 수입 종자의 16%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곳에서는 3개 작목반과 영농조합 관계자 30명이 일하고 있다.
  
충주댐의 경우, '사람인충주돌봄'이라는 지역 사회적기업과 함께 생활도우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노인, 중증질환자, 소년소녀가장 등 취약계층에 무료 간병, 가사 지원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 주민들은 지역의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얻어 생계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 구역 안에 있는 주거환경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는 또다른 사회적협동조합인 충북주거복지센터와 협력해 '사랑의 집수리'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48세대의 집을 수리해줬다.

대청댐·남강댐·주암댐, 일자리 창출과 탄소중립 실천
 
 K-water는 대청댐 상류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하천쓰레기 주민자율관리사업 1호인 사회적협동조합 '금강'을 설립해 하천쓰레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쓰레기 자율 감축 체계를 만들었다.
K-water는 대청댐 상류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하천쓰레기 주민자율관리사업 1호인 사회적협동조합 '금강'을 설립해 하천쓰레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쓰레기 자율 감축 체계를 만들었다. ⓒ K-water
 
 K-water는 대청댐 상류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하천쓰레기 주민자율관리사업 1호인 사회적협동조합 '금강'을 설립해 하천쓰레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쓰레기 자율 감축 체계를 만들었다.
K-water는 대청댐 상류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하천쓰레기 주민자율관리사업 1호인 사회적협동조합 '금강'을 설립해 하천쓰레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쓰레기 자율 감축 체계를 만들었다. ⓒ K-water

대청댐의 경우, 댐 상류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하천쓰레기 주민자율관리사업 1호인 사회적협동조합 '금강'을 설립해 하천쓰레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쓰레기 자율 감축 체계를 만들었다. K-water에서는 사회경제적 기업의 설립·운영과 기술·예산을 지원하고, 금강에서는 쓰레기 자율관리와 민원 예방, 안전관리를 역할 분담해 맡는 구조다. 그 결과, 하천쓰레기가 전년에 비해 79%가량 줄었다.

남강댐의 경우, 댐 주변지역 친환경 농산물, 수산물, 특산품을 판매하는 친환경 지역상생 마켓인 '에코마켓 그루'를 만들어 올해 9~11월 세 달 동안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판로가 막힌 지역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그루에는 11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마켓에서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석류·블루베리 등 농산품, 남해·하동 청정해역의 수산물, 진주시 명석면 비실마을의 수제 쌀맥주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진주 쌀맥주는 지난해 K-water의 남강댐 주민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탄생했다. 민·관·학이 협력한 결과물이었다.

친환경 지역상생 마켓은 생산품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고, 친환경 포장재나 아예 포장재가 없는 제품을 판매해 친환경 소비를 실천했다. 지난 10월에는 착한 소비자 모임을 만들어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탈(脫) 플라스틱' 캠페인을 실시했다. '제로 웨이스트'는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전세계적인 친환경 캠페인이다.

주암댐의 경우, 댐 주변지역인 순천시 승주읍에 '에코마켓'이라는 지역상생 종합복지 플랫폼을 만들었다. K-water와 영산강유역환경청, 그리고 지역주민의 합작품으로 지속가능한 자립형 수익 모델이다. 에코마켓은 지역 농산물 생산·판매·교육·홍보의 복합공간으로 자리잡았고, 청·장년과 어르신들 25명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인근 농가 20여 곳은 농산물 직판장 운영으로 발생한 순수익의 20%를 지역 학교 장학금 등으로 사회에 환원했다. 

순천 송광 친환경 된장마을은 댐 주변지역 특성화 사업의 모범 사례다. 2012년 지역주민 590명이 주주로 참여해서 만든 마을기업으로, 주민의 생업과 연계한 소득을 만들어냈다. 2018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농가에서 재배한 친환경 콩으로 된장 상품을 만들고, 메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에는 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 시대, 사회적 경제기업 중요성 부각
 
 K-water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주암댐 주변지역인 순천시 승주읍에 '에코마켓'이라는 지역상생 종합복지 플랫폼을 만들었다.
K-water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주암댐 주변지역인 순천시 승주읍에 '에코마켓'이라는 지역상생 종합복지 플랫폼을 만들었다. ⓒ K-water
 
 남강댐 주변지역 친환경 농산물, 수산물, 특산품을 판매하는 친환경 지역상생 마켓인 '에코마켓 그루'는 2021년 9~11월 세 달 동안 운영된다.
남강댐 주변지역 친환경 농산물, 수산물, 특산품을 판매하는 친환경 지역상생 마켓인 '에코마켓 그루'는 2021년 9~11월 세 달 동안 운영된다. ⓒ K-water

사회적 경제기업은 불평등,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혁신을 추구하며, 공동체의 행복을 지향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경제 활동을 하는 기업 또는 조직을 뜻한다. 

국가와 공공기관으로부터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공공부문과는 다르다. 조직의 주된 활동이 인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영리기업과도 다르다. 발생한 이익을 공동체나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사용한다.

사회적 경제기업의 제도적 유형으로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비(非)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다.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는다. 협동조합은 공동 소유, 민주적 운영을 원칙으로 하며, 취약계층에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 조직이다. 기획재정부의 인가를 받는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공동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운영하는 마을 단위 기업이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다. 자활기업은 지역자활센터의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습득된 기술을 바탕으로 1인 또는 2인 이상의 수급자·저소득층 주민들이 생산자협동조합이나 공동사업자 형태로 운영하는 기업이다. 보건복지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 경제기업의 기업과 종사자 수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 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3% 이상 늘었고, 2019년에는 2만2000개가 넘었다. 2019년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22.7%나 증가해 약 13만8000명에 달했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데 이바지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전체 고용 대비 사회적 경제기업 종사자 비중의 경우 EU(27개국)는 6.3%(2017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1%(2019년)로 격차가 크다.

K-water, 지속적으로 사회적 경제기업 지원
 
 지리산씨협동조합은 섬진강댐 생태환경과 연계해 생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교육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리산씨협동조합은 섬진강댐 생태환경과 연계해 생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교육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 K-water

K-water는 2018년부터 댐 주변지역을 거점으로 한 사회적 경제기업의 아이디어와 사업을 지원해왔다. 2018년부터 매년 사회적 경제기업의 사업 제안 공모를 통해 19개 기업을 선정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한편, 물 분야에서의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를 사업화하고 지원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녹조 예측·제거 장치의 상용화,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물환경 교육 콘텐츠 개발, 해외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간이 정수장치 개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8년 빗물저장장치 50개를 설치한 전남 신안군은 '빗물마을' 우수 사례로 꼽힌다. 2019년에는 지원기업을 5개에서 8개로 늘렸다. 아프리카의 물 운반 문제를 해결하는 BUY1 GIVE1 소셜브랜드 '제리백'에서는 물 부족을 상징하는 제리캔 물통·핸드워시를 만들어 지금도 판매하고 있다. ㈜상상에서는 이주여성을 고용한 물 소재의 인형극을 개발해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2020년에는 2년 이상 장기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원 범위도 사회적 기업에서 사회적 경제기업으로 확대했다. ㈜에코피스에서는 녹조제거 로봇을 만들어 주암댐과 평림댐에서 직접 테스트를 해봤고, 특허와 혁신시제품 등록을 마쳤다. 지리산씨협동조합은 섬진강댐 생태환경과 연계해 생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교육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환경교육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비대면 특화 증강현실(AR) 물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에코플레이는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과 협력해 증강현실 교육 앱을 개발했다. 그 결과, 교육 비용을 연 2억 원가량 절감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미영 ㈜에코플레이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특화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환경의 가치를 알리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K-water는 올해에도 성장 초기단계의 사회적 경제기업 가운데 특화된 아이디어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8곳을 선정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 기업당 3000만원의 성장 자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사회적가치위원회에서 컨설팅을 해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선정된 신규 지원 기업은 ㈜델로, ㈜민들레마음, 바른핑거스㈜, ㈜바림, 스프링샤인, ㈜한국갭이어 등이고, 후속 지원 기업은 ㈜꿈이있는여행, 창의융합과학㈜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연말까지 중증희귀성난치질환 환아의 그림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 제작, 댐 인근 명소를 활용한 지역 일자리 체험 프로그램 개발, 농가 민박을 활용한 마을호텔 컨시지어 서비스 등 사회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충주댐 수상태양광.
충주댐 수상태양광. ⓒ K-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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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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