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농구에 이어 축구도 함께 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멕시코 경기에 참석,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경기를 관람한 뒤 "회장님을 처음 만나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를 말했는데 그게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전반전이 끝난 직후 지아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 FIFA 회장과 환담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6월 12일, 청와대에서 인판티노 회장과 접견하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라며 "남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이웃 나라와 함께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면 평화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30년 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한 '현실화' 언급에 인판티노 회장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남북 공동개최를 말씀하신 게 불과 1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그사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문 대통령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 이번 월드컵만 마칠 수 있게 해 주시라"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는 이어 "모든 사람이 대통령님을 사랑한다. 한국 안뿐만 아니라 밖의 사람들도 (문 대통령을) 사랑한다. FIFA 관련자뿐 아니라 축구와 무관한 사람도 대통령님을 사랑한다"며 "대통령님의 그 열성과 집요함,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가 힘을 발휘했다. 한국에 곧 가겠다"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남북은 이미 오는 7월 초 북한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7월 3~6일 사이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개최, 가을에는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들에 따르면 평양 통일농구경기에는 남녀 선수·스태프 50여 명, 지원단을 포함 총 100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게 된다. 이같은 남북 농구는 이번이 네 번째, 15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이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등과 만난 뒤 4.27 남북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높이 평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러시아산 천연가스 라인 등을 한국까지 잇는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데 합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곧 한국을 답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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