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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선미씨(자료사진)
 배우 송선미씨(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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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선미씨 남편 사망은 우발적 살인이 아니라 재산분쟁 과정에서 벌어진 치밀한 청부살해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26일 "살인을 교사한 곽아무개(38)씨를 살인교사죄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살해된 고아무개(44·송선미씨 남편)씨와 청부 살해를 의뢰한 곽씨는 각각 일본 유명 호텔 등을 소유한 재일교포 자산가 곽아무개(99)씨의 외손자와 친손자다. 친손자 곽씨가 증여계약서를 위조해 조부가 소유한 680억대 부동산을 빼돌리려 하면서 재산분쟁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곽씨는 사촌형 고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2012년경 일본에서 어학원을 함께 다니며 알게 된 후배 조아무개(28)씨에게 고씨를 살해하면 20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둘은 특별한 직업이 없던 조씨가 곽씨의 소송 일을 도우며 함께 살던 사이였다. 

이후 조씨는 곽씨의 계획에 따라 의도적으로 고씨에게 접근했다. 분쟁 상대방에게 가장 절실한 곽씨 측 소송 자료를 넘기겠다는 게 미끼였다. 그리고 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한 회칼로 조씨의 목을 한 차례 찔러 살해한다.

우발적 살인이라면서 회칼 미리 준비... 결국 드러난 전모

애초 이 사건은 우발적 살인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조씨가 상속 관련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수억 원을 받기로 했으나, 1000만 원 밖에 받지 못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곽씨와 고씨가 재산 다툼 중이라는 걸 파악하고 조씨의 주변인까지 광범위하게 압수수색을 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조씨가 고씨를 만난 지 4일 만에 살해했고, 사전에 회칼을 미리 구입한 점 등도 곽씨의 교사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었다.

그 결과 수사팀은 압수수색한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서 조씨가 '청부 살인 방법' '암살 방식'을 검색하고, 곽씨 역시 살인 발생 직후 '살인교사죄 형량' '우발적 살인'을 찾아본 사실을 발견했다.

곽씨가 범행을 망설이는 조씨에게 "(살해 후) 필리핀 가서 살면 된다" "(살인을 안 하면) 편의점에서 일해야 한다"고 수차례 종용한 일도 밝혀냈다. 2억 원 가량 빚이 있던 조씨에게 변호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감옥에 가 있는 동안 가족의 생계를 돌봐주겠고 제안하기도 했다.

나아가 곽씨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매형이자 재산분쟁 관련 모든 민·형사 소송을 담당한 변호사까지 살해하려 했다. 평소 이 변호사에게 강한 증오감을 표출하기도 했던 곽씨는 조씨에게 "묻으려면 둘  다 묻어야 한다"며 두 사람을 살해하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조씨가 이를 부담스러워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대신 변호사 사무실을 범행 장소로 삼고, 그가 보는 앞에서 고씨를 살해해 겁을 주기로 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직후 전담검사를 지정하여 서초경찰서 수사팀과 긴밀한 수사지휘 체계를 유지해 신속한 압수수색으로 살인교사 혐의를 규명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수사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하여 피의자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송선미, #청부살해, #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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