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원외(비국회의원) 인사들로 구성된 소장파 모임이 15일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희생이 선행돼야 한다"라며 더 많은 문 대표의 측근 불출마를 요구했다. 또 "쇄신 당직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라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과정에서 비주류 측과 갈등을 빚어온 주요 당직 인사들의 교체를 요구했다.
강희용 부대변인, 금태섭 전 대변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정기남 원내대표 공보실장,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소장파 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힘 있는 쪽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내 현역 비주류와 차이가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소위 '주류' 혹은 다수를 구성하는 세력부터 솔선하지 않는 이상, 혁신은 지저분한 계파싸움으로 변질되고 말 것"이라며 "이미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한 분들의 불출마를 다시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편에게 먼저 희생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리더십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표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등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 기초단체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건영 정무특보 등 자신의 측근 3인방의 총선 불출마를 확인했다.
소장파 모임은 또 일부 주류 당직자들의 쇄신 인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갈등을 추스르고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신뢰를 받는 인사들을 당직에 임명해서 지도부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라며 "이번 사태를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언사를 일삼는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어떤 인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안 전 공동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요구를 거칠게 반박했던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 모임은 이와 함께 당 중진들의 용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야당이 낡은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중진들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새정치연합 원외 소장파 모임이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를 보는 우리의 입장>- 문재인 대표에게 드리는 글 -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직전대표의 탈당이라는 충격적인 사태와 야권의 분열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기는커녕 상호비방과 책임공방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이런 상태로는 다가오는 총선에서의 승리는 고사하고 차마 야당에 표를 달라는 호소를 하기에도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국민들의 염원인 정권교체의 희망은 아득히 멀어졌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당 지도부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것을 버리고 당을 새로 만든다는 각오로 혁신에 매진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표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1. 쇄신 당직인사 단행으로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분열은 분명한 참패를 가져올 뿐입니다. 갈등을 추스르고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신뢰를 받는 인사들을 당직에 임명해서 지도부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합니다. 단합을 저해하는 일부 주류 당직자들은 2선으로 후퇴시켜야 합니다. 특히 이번 사태를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언사를 일삼는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히 문책해야 합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이상 갈라진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2.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희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살아남기 위해서 '물갈이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힘 있는 쪽의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소위 '주류' 혹은 다수를 구성하는 세력부터 솔선하지 않는 이상, 혁신은 지저분한 계파싸움으로 변질되고 말 것입니다. 이미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한 분들의 불출마를 다시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의 지도부를 맡았던 분들, 그리고 지난 총선과 대선을 지휘했던 인사들이 이제는 뒤로 물러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할 때 진정한 혁신이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표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야당을 이끌어 오신 분들에게 책임을 추궁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분들이 가장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표로서 지도력을 발휘해달라는 것입니다. 자기편에게 먼저 희생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리더십의 모습입니다. 3. 마지막으로 주류, 비주류를 불문하고 중진들의 결단을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변화와 새로움의 상징이어야 할 야당이 국민들의 눈에는 '낡은 세력'으로 비치게 된지 오래입니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이 없이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깜짝 놀라실 정도의 각오와 희생을 보이지 않으면 관심조차 얻을 수 없습니다. 충심으로 호소합니다. 어려운 시절에 모든 것을 바쳐서 당을 이끌던 그 마음으로 당원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희생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허약한 야당은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불행입니다. 이대로는 자칫 견제 받지 않는 일당독재의 암울한 미래를 맞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한 정당이 되고 다가오는 총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습니다. 2015. 12. 15. 강희용 (민주지도자회의 서울공동대표) 권오중 (前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 금태섭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 기동민 (前서울시 정무부시장) 김경진 (법무법인 이인 대표변호사) 민병덕 (법무법인 민본 대표변호사) 박순성 (동국대 교수, 前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장) 박용진 (前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서양호 (前청와대 행정관)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이범재 (前한국장앤단체총연합회 공동대표) 이상갑 (변호사)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대표변호사) 정기남 (前사회여론연구소 소장) 황 희(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부의장) 허 영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