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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현장 움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임박해 보이는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연대단체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7일 대책위는 호소문을 통해 9~16일 사이 "밀영으로 와 주세요"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단체별로 지킴이를 함께 할 활동가들을 조직해줄 것과 ▲단체별로 밀양에 함께 내려가는 연대버스와 연대 발걸음을 조직해 줄 것, ▲행정대집행 소식이 있으면 곧바로 긴급 연대버스를 조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01번 철탑 현장에 움막 농성장을 만들어 놓고, 철야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할머니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사용하도록 만들어 놓은 지팡이.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01번 철탑 현장에 움막 농성장을 만들어 놓고, 철야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할머니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사용하도록 만들어 놓은 지팡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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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상동면 고답마을, 부북면 위양마을과 평밭마을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현장 안에 움막을 설치해 농성하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 2일까지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방선거일인 위험물 파악 등의 이유로 지난 4일 두 곳의 움막농성장을 찾았다가 주민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밀양시는 행정대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엄용수 밀양시장이 새 밀양시장(새누리당 박일호 당선인) 취임 이전에 움막 철거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책위는 "4월부터 시작된 긴장은 지방선거와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미뤄져 왔지만 이제는 그 마지노선까지 몰렸고, 행정대집행은 목전에 와 있다"며 "행정대집행이 예상되는 6월 9일부터 16일까지 최소 1주일 밀양은 매우 긴장 상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주민들은 몹시 지쳐있지만 스스로 먼저 나오지는 않겠다, 끝까지 사력을 다해 싸우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주민들과 함께 그 자리를 지키며 폭력적인 강제철거 상황을 감시하고 그 이야기를 전파시킬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도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책위는 7일 오후 7시 4곳의 움막농성장에서 '149번째 촛불문화제'를 연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2012년 1월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송전탑 반대 촛불집회를 열어오고 있는데, 움막 철거 시도가 예상되면서 농성장별로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음독자살했던 고 유한숙(당시 74세)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6개월째 못 치르고 있는 속에, 큰아들 유동환(44)씨는 지난 5월말부터 상경해 진상규명과 공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1인시위 등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다음은 대책위는 낸 호소문 전문이다.

6월 9일 이후 상황에 대한 연대 호소문

안녕하세요. 밀양 대책위입니다. 밀양 송전탑 전국대책회의와 연대자 여러분들께 먼저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보신 대로 밀양 송전탑 4개 현장 움막농성장 등 8개소에 대해 행정대집행 계고가 전달되었습니다. 계고서는 6월 2일까지 자진철거를 요구하고, 그 때까지 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행정력에 의한 대집행이나 제3자에 의한 대집행을 실시하겠다고 명시하였습니다.

밀양시는 신임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 상황을 정리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4월 14일부터 시작된 긴장이 결국 세월호 참사와 6.4지방선거 등으로 뒤로 밀리고 밀려 마지노선으로 정한 시점까지 온 것입니다.

벌써 두 달 동안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의 연대자들이 온 힘을 다해 4개 움막 농성장 주민들과 함께 해왔습니다만, 이제 실제 상황이 도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이, 유한숙 어르신의 장례 문제의 해결과고 밀양 사태의 최종적 타협을 위한 여러 중재의 노력들을 기울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결국 이 상황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현재 4개 농성장에 머무르고 있는 주민들을 포함하여 송전탑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지역에서도 합의하지 않는 주민들은 이 분들은 이중의 고립감을 호소합니다. 10년간 목숨 걸고 싸웠는데 떡고물은 한 마을에서 피해 적거나 투쟁 한 번도 하지 않은 주민들이 다 찾아먹었고, 자신들에게는 '되지도 않을 싸움 왜 했냐'는 비아냥이 돌아오는 것에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10년간 계속 당하기만 했고 지기만 했고 자신들의 모든 행동은 다 불법인데 경찰과 한전은 어떤 짓을 해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던 한이 또한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4개 움막농성장에 거는 기대는 매우 안타깝고 절박한 것입니다. 자신의 요구를 전달할 근거지로써 주민들은 4개 움막 농성장을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행정대집행 시도에서 자행될 폭력을 막아내고, 한전에 의해 자행되었고, 지금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합의를 둘러싼 심각한 공동체 분열과 주민 이간질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불상사를 예방하고, 이를 정치적 대화와 중재로써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또한 연대의 동력이 절실한 것입니다.

모쪼록, 6월 9일 이후로부터 최소 1주일이 매우 긴장된 시간이 되리라 예측됩니다. 많은 연대자들이 결합하여 주민들을 지켜내면서 불행한 사태를 막고 이 싸움이 진실과 정의의 궤도 위에서 새로운 지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연대의 손길을 호소합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태그:#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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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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