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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위원장에게 존경을 표하면서…."

"존경스러운 야당 상임위원장님을…."

 

살벌한 예산 대치 국면에서 야당 의원을 여당이 극찬하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15일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는 전날 야당 위원장이 버티고 있던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농식품위)의 4대강 예산 통과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는 예산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민주당 소속 이낙연 농식품위 위원장을 한껏 치켜올렸다.

 

안상수 "야당 상임위원장으로서 너무나 훌륭한 일"

 

안상수 원내대표는 "존경스러운 야당 위원장님을 소개하겠다"고 말문을 연 후 "어제 농식품위에서 여야 합의로 삭감할 것은 삭감하고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올바른 상임위원장의 모습,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더구나 야당 상임위원장으로서 그렇게 한 것은 너무나 훌륭한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이낙연·정장선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농식품위와 지식경제위는 법안 심의에서도 1, 2위를 다툰다"며 "이분들은 소속 정당보다 국회의 직무 자체와 국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존경과 사랑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앞으로도 훌륭한 의정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이날 오전까지 4대강 예산 삭감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예결위 전체회의까지 보이콧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이는 대국민 협박"이라고 몰아붙이면서도 말문을 열 때는 "이낙연 위원장에게 존경을 표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고 말하는 등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농식품위의 예산 통과 과정을 모범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계진 "농식품위 예산 처리 모범 사례 삼아야"

 

농식품위 소속 이계진 의원은 "민주당은 4대강 사업 관련 예산 4066억 원 중 1200억 원을 깎아야 한다고 했고 한나라당은 200억 이상은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700억 원 선에서 합의를 했다"며 "국회에서 예산 심사를 이런 정신으로 해야 한다, 모범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이 '청와대 하수인이냐'며 이낙연 위원장을 제지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이 '우리가 스스로 합의한 것인데 무슨 하수인이냐'고 반발해 혼자서 외톨이가 됐다"며 "이낙연 위원장은 원래 (일을) 잘하시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야당 상임위원장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칭찬 릴레이가 계속되자 장광근 사무총장이 "이낙연·정장선 위원장이 민주당 내에서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만류에 나선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얼마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미애·이종걸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환노위와 교과위의 여러 파행과 대비해 이낙연·정장선 두 분의 활동을 칭찬한 적이 있었다"며 "그랬더니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서 여당에서 그렇게 칭찬할수록 민주당 내에서 힘든 위치가 된다는 호소가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낙연·정장선 위원장이 오늘도 민주당 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너무 칭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이낙연,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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