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시위 캠프를 출발, 브룩클린 다리 인근 뉴욕시 경찰청까지 '과잉진압' 항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대가 뉴욕시 경찰청까지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뉴욕시 경찰청 앞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시위 캠프를 출발, 브룩클린 다리 인근 뉴욕시 경찰청까지 '과잉진압' 항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대가 뉴욕시 경찰청까지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뉴욕시 경찰청 앞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어떤 것을 조직해 낼지 아무도 모른다. 이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민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심상치 않은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위대의 임시집행부 중 한 명인 제이슨 티노그아니(24)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목적 달성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매일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면서 겨울까지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분노의 날'로 명명됐던 점거 시위 첫날 수백 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 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뉴욕시 경찰청을 향해 항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리더도 없고, 단일한 목적도 없지만, '아고라 광장'을 방불케 하는 새로운 시위 문화가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슬라이드쇼 보러가기>

특히 오는 6일 뉴욕 뿐 아니라 워싱턴DC, 뉴저지, 텍사스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등 타 도시로 점거 시위가 확산될 예정이다. 이미 보스턴에서는 3000여 명의 청년들이 "기업의 탐욕을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어메리카은행(BoA)을 향해 행진을 했고, 이 과정에서 20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 측은 미전역의 66개 도시에서 동참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아무리 싫어하는 제안도 '인간 확성기'는 확실하게..."

"나는 상품이 아닌 인간이다."

30일 오전 10시경 뉴욕 로어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리버티 스트리트 코너에 위치한 자유광장(주코티 파크) 앞. 무표정한 얼굴로 손팻말을 들고 있던 트레보어 룰스틴(25)은 "정부가 책임이 있지만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짧게 말한 뒤, 다시 입을 닫았다. 옆에 있던 벤 요스트(37)는 '탐욕의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 시위에 참여한 지 3일째다. 그는 "이라크 전쟁, 경기 침체, 실업, 아프가니스탄 전쟁... 누가 돈을 버나? 월스트리트"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오전 뉴욕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자유광장에서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시위 참가자들. 이들이 잠을 자고 있는 지역은 '안전지대'로 불린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오전 뉴욕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자유광장에서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시위 참가자들. 이들이 잠을 자고 있는 지역은 '안전지대'로 불린다.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그들을 뒤로 한 채 계단을 따라 자유광장으로 내려섰다. 월스트리트 한복판에 있는 작은 공원이지만, 전혀 월스트리트 같지 않은 풍경이 펼쳐졌다. 광장 곳곳에 크고 작은 매트리스와 비닐, 종이박스들이 바닥에 깔려있다. 아직 침낭 안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 막 일어나 이불을 개고 있는 사람, 박스를 옮기며 분주히, 그러나 조용히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푸른색 대형 천으로 덮여진 곳에는 이들의 의류며 생활용품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평화의 종이접기'팀은 간이 테이블 한 칸을 차지한 채 종이학 접기가 한창이다. 그들 옆으로 기증받은 책 수십 권이 박스에 담겨 화단 담벼락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노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들이다. 14일째 진행되고 있는 장기노숙 농성장의 틀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는 셈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한 젊은 여성이 연신 "마이크 체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시위 참여자들의 '공개총회'가 열리는 곳이다. 그를 중심으로 150여 명의 청년들이 빙 둘러앉았다. 공공장소에서는 경찰의 허가 없이 확성기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소위 '인간 확성기'를 이용해야 한다. 누군가 할 말이 있는 사람이 '마이크 체크'라고 외치면 뒤에 있는 사람들도 들을 수 있도록 방금 나온 이야기를 한 문장씩 끊어서 앞사람들이 반복해 주는 것이다.

이 여성은 참석자들에게 수신호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고성을 지르거나 박수를 칠 경우 인근 주민들이 받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양 손을 위로 들고 손가락을 흔들면 '동의한다'는 뜻이고, 아래로 내리면서 흔들면 '반대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잠을 자기 위해 마련된 안전지역을 다닐 때 조심하라", "경찰하고 불필요하게 다투지 마라" 등의 주의사항을 전달한다.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됐다.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홍보하고 알리는 방법, 농성장 안에서 불법적인 일들이 발생할 때 해결 방법, 특히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침투한 사복경찰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이 논의됐다. 토론은 자유로웠다. 누구나 손가락 표시만 하면 발언권을 얻을 수 있다.

한 참석자가 "우리 내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제안하자, 다른 참석자들이 두 손을 아래로 내려서 반대의사를 표했다. '인간 확성기'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자 회의 진행자 중 한 명이 "아무리 우리가 싫어하는 제안이나 아이디어가 나와도 '인간 확성기'는 확실하게 해주면 좋겠다, 그것이 공평하다"고 중재했다. 회의진행자들은 참석자들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당초 타락한 금융당국의 무능과 월가의 탐욕에 대한 분노로 시작됐지만,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환경, 교육, 의료, 사형제, 마약, 미국의 대외정책 등 다양한 의제들로 확대되고 있다. 하루에 2차례 열리는 총회에서 발언권을 얻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고민, 의견과 주장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 또한 그 내용을 손팻말로 만들기도 한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오전 뉴욕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자유광장에서 공개총회를 하는 모습. 참석자들이 박수 대신 '찬성'을 의미하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오전 뉴욕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자유광장에서 공개총회를 하는 모습. 참석자들이 박수 대신 '찬성'을 의미하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거리에서 만들어졌던 '아고라 광장'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당시 촛불집회 참석자들도 거리에서 노숙을 하며 미국산 쇠고기 문제 뿐 아니라 교육, 의료, 육아, 정치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월스트리트 점령'이라는 노숙 운영팀 외에는 특별히 '배후'라고 할 만한 리더가 없다는 점도 촛불집회와 비슷하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피부색, 성,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지도자 없는 저항 운동을 표방한다"며 "우리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는 99 %'이다, 더 이상 1%의 탐욕과 부패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이슨은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이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였던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을 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이번 시위는 온라인잡지 애드버스트가 수개월 전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집트,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에서처럼 월스트리트를 점거하고 평화롭게 바리케이드를 친 후 잠자리를 만들고 음식을 해먹으며 시위를 벌이자는 제안이었다. '혁명적인 아랍의 봄'을 미국에서 재현해 타락한 자본에 의해 손상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월가를 점령한 미 청년들... 장기노숙 농성장, 새로운 시위문화 확산

점심식사 시간이 되자, 자유광장으로 속속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은 자유광장 곳곳을 탐방하며 노숙투쟁의 모습을 신기한 듯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진의 숫자도 차츰 늘어났다. 노란 형광색 조끼를 입은 9.11 테러현장 재건공사 인부들이 도시락을 들고 와 계단에 앉아 식사를 한다. 정장을 입은 청년이 책을 읽으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원래 이 광장은 주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점심식사 장소다. 이미 시위대에 간이 테이블을 모두 빼앗겼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시위대를 위한 부엌이 마련돼 있다. 오전에는 간단한 빵과 쨈만 준비돼 있던 테이블에 금세 급식대가 설치됐다. 밥, 콩요리, 샐러드, 샌드위치, 피자, 쿠키, 과자 등을 먹기 위해 시위대가 급식대 앞으로 몰려갔다. 모두 기부를 받은 음식들이다. 식사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시위 참가자들이 합류하기 시작했고, 광장은 1000여 명의 시위대로 북적거렸다.

광장 한편에는 손팻말을 만드는 작업장이 한창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손팻말은 곧바로 인도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 펼쳐지거나 행진 때 이용한다. "우리는 99%다", "탐욕을 죽여라",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라" 등 각양각색의 문구와 그림이 그려진 피켓 수십 장이 인도를 지나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광장 끝부분에 수십 명의 사람이 몰려있다. '1% 대 99%의 즉석 토론회'가 벌어진 것. 두 명의 시위 참가자가 테이블에 앉아 각각 '1%'와 '99%'를 연기하면서 실감나게 설전을 벌였다. 거만한 표정으로 다리를 꼬고 앉아서 피자를 먹고 있는 '1%', 반면 침을 튀기며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하는 '99%'. 보다 못한 한 시민이 1%를 향해 "네가 우리 돈을 다 가져가겠다는 말이냐"고 호통을 친다. 토론회가 끝나자, 즉석에서 결성된 악단의 음악에 맞춰 시위대 일부가 신나게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부엌 뒤편으로 의약품이나 생활필수품 더미가 쌓여있다. 의약품도 기부를 받은 것인데, 지난 주말 경찰이 시위 여성들을 향해 페퍼스프레이를 뿌리며 강경진압을 한 것 이외에는 큰 충돌이 없었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는 않다. 악기를 다루다가 다친 손가락, 젖은 양말을 갈아 신지 않아 생긴 무좀 등이 가장 흔한 부상이라고 한다. 자신의 옷에 붉은색 테이프로 적십자표시를 한 뒤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는 브레 램비츠(21)는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얻기 위해 기업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뉴욕시 경찰청을 향해 항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사진은 뉴욕 로어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리버티 스트리트 코너에 위치한 자유광장(주코티 파크) 앞에서 한 시위대가 인도에서 시민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광장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제지하는 모습.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뉴욕시 경찰청을 향해 항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사진은 뉴욕 로어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리버티 스트리트 코너에 위치한 자유광장(주코티 파크) 앞에서 한 시위대가 인도에서 시민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광장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제지하는 모습.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렘비츠처럼 팔뚝에 녹색 손수건을 묶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여럿 눈에 띈다. 빗자루와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 시위대가 사용할 양말이며 의류 등을 챙기는 사람, 서명대에 서서 방문객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 노트북 앞에 앉아 인터넷에 새로운 소식을 올리는 사람, 참석자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 심지어 시위대를 위해 담배를 말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들 앞에는 침 묻은 담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수전 서랜던도 다녀간 자유광장... 시위대 2000여 명으로 확산 

오후 총회가 시작됐다. 광장은 이미 1500여 명이 넘는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오전에는 복창을 한 차례만 해도 족했는데, 사람이 많아지면서 두 차례, 세 차례 메아리를 치듯 반복하는 횟수가 늘었다. 이 때문에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데도 5분 이상이 소요됐다. 게다가 총회 도중 지역노조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시위대는 금세 2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2주 전 시위를 시작한 뒤 최대 규모다. 이미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와 진보정치활동 및 반전운동을 펼쳐온 할리우드 여배우 수전 서랜던도 자유광장을 다녀갔다.

발언자들은 "이 나라에는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있다"며 "1%가 99%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시간 정도 자유발언이 계속됐고, 참가자들은 수시로 두 손을 치켜 올리며 동의를 표했다. 총회가 끝난 뒤 시위대는 브룩클린 다리 인근 뉴욕시 경찰청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통제하기 위해 현장에 나온 경찰은 50명이 채 안 돼 보였다. 대신 경찰 헬기 3대가 맨해튼 상공을 날면서 시위대를 감시했다.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시위대는 월스트리트 인근 시위 캠프(자유광장)에서 뉴욕시 경찰청 앞까지 행진하며 "나치 은행가들", "거리는 우리의 것", "우리는 99%", "경찰은 '월스트리트 점령'에서 손을 떼라", "(월스트리트 점령)이 모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은 뉴욕시 경찰청 앞마당으로 진입하는 시위대의 모습.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날 시위대는 월스트리트 인근 시위 캠프(자유광장)에서 뉴욕시 경찰청 앞까지 행진하며 "나치 은행가들", "거리는 우리의 것", "우리는 99%", "경찰은 '월스트리트 점령'에서 손을 떼라", "(월스트리트 점령)이 모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은 뉴욕시 경찰청 앞마당으로 진입하는 시위대의 모습.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시위대가 경찰청으로 행진 코스를 정한 것은 지난 주말 경찰의 강경진압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시위대는 또 경찰이 흑인이나 라틴계에 대해 수시로 몸수색을 하고, 이슬람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우리는 99%", "거리는 우리의 것", "나치 은행가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을 마쳤다.

뉴욕시청 건너편 경찰청 앞마당에 운집한 시위대는 다시 즉석에서 자유발언대를 마련했다. 한 라틴계 여성은 "지난 토요일 우리는 경찰의 폭력을 경험했다"며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는 대신 월스트리트를 보호한다. 상업 미디어들 역시 우리가 아니라 경찰을 보호한다"고 지적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1시간에 걸친 집회가 끝났다. 시위대는 "매일 월스트리트를 점거하자"며 다시 자유광장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10월로 접어들면서 부쩍 날씨가 쌀쌀해졌고 밤새 비까지 내릴 기세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월스트리트 자유광장에서 잠을 청할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태그:#월스트리트 점령, #월가 시위대, #아고라 광장, #뉴욕, #월스트리트 시위대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