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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학교교육지원본부 산하 특수교육과는 지난 28일 이른바 '도가니 예방 방안'을 내놨다. 보도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영화 '도가니' 등으로 장애학생 보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광주 인화학교 학생의 교육권 보호를 위한 방안을 모색."

'배후세력이 인화학교 학생 볼모로' 망언 논란 빚더니...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교장선생님(장광 분)이 학생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교장선생님(장광 분)이 학생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 삼거리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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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방안을 내놓은 부서의 직속상관이 2007년 당시 인화학교 문제해결을 위해 나선 이들을 향해 '배후세력에 의한 학생 볼모론'을 내세운 안순일 전 광주교육감인 것으로 30일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안 전 교육감 재직 시절인 2006년 11월부터 2010년 11월 사이에 성폭력 혐의 교직원 2명이 인화학교에 복직하기도 했다. 인화학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5년 11월이었지만, 2007년부터 3년 여간 학생 등교 거부, 광주교육청 앞 천막농성 등 논란이 이어졌다.

안 전 교육감이 교과부에 입성한 것은 올해 6월 10일. 교과부가 학교교육을 총괄하는 교과부 고위직인 학교교육지원본부장에 안 전 교육감을 공모 채용한 것이다. 특수교육과를 관할하는 안 본부장은 장애 특수학교 정책을 생산하는 등 교육복지정책도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아는 광주교육계 인사들은 부글부글 하고 있다.

정희곤 전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공동대표(현 광주시의회 교육위원장, 이하 대책위)는 "교육감 시절 인화학교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안 전교육감이 교과부에서 장애학교 대책을 총괄한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이는 '도가니 법'을 만든다는 정부가 상상할 수도 없는 부적절한 인사를 자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도 "당시 미온적인 대응으로 인화학교 구성원들의 원성을 받은 사람이 교과부 고위직으로 등용되어 '도가니 예방 방안'을 책임진 것은 피해학생들의 가슴에 두 번씩이나 상처를 내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광주교육청이 지난 30일 국회에 보고한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특별보고서'를 보면 성폭력 혐의 교직원 2명의 복직 시기는 각각 안 전 교육감이 재직하던 2007년 6월, 2008년 6월이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당시 교육청이 행정처분을 통해 이들의 복직을 막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휘국 현 광주교육감도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해 3월 19일 보도자료를 내어 "시교육청 산하 교직복무심의위에서 그동안 인화학교 성폭력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진 바가 없어 과연 안 교육감이 부적격 교직원을 퇴출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안 본부장이 광주교육감 시절 '성폭력 혐의' 교직원 2명 복직

영화 <도가니> 포스트.
 영화 <도가니> 포스트.
ⓒ 삼거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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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화학교 관련 안 본부장의 부적절한 발언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안 본부장은 2007년 5월 8일 광주YMCA가 주최한 ´광주YMCA 교육감 공약이행 평가단 발족식´ 뒤 교육감공약 이행평가단과의 대화 자리에서 다음처럼 말했다고 한다.

"(인화학교에서) 일부 어른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천막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후세력에 의해 학생들이 이용되는 것은 안 된다."(<데일리안> 2007년 5월 10일자)

'배후세력에 의한 인화학교 학생 볼모론'에 대해 당시 인화학교 관계자들은 광주교육청에서 '망언 규탄'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해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 당시 안 본부장은 "자신은 그렇게 말한 바가 없다"고 버티다가 결국 "단어 사용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30일 오후 안 본부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학교교육지원본부 관계자는 "안 본부장이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아 통화가 되지 않으며, 다음 주 화요일쯤 답변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부 대변인도 "인사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고 발을 뺐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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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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