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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쟁쟁한 성인들과 경쟁에서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의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유도현양도 가족들과 있는 시간엔 평범한 17살 소녀다.
 무대 위에서 쟁쟁한 성인들과 경쟁에서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의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유도현양도 가족들과 있는 시간엔 평범한 17살 소녀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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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부터 국악에서 두각을 나타낸 충남 지역 출신 유도현(17, 충남 예산군 덕산거주, 국립전통예술고 3)양이 지난 4월 16일 열린 제15회 함안처녀뱃사공전국가요제에서 '배띄워라'를 불러 대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상 수상곡 '배띄워라'는 지난 2008년에 발표된 창작 국악가요로 송가인, 송소희, 홍지윤 등의 가수가 불러 유명해진 노래다. 도현양은 홍지윤 가수 버전으로 불렀다. 

풍부한 성량과 청아한 목소리가 장점인 도현양은 무대에서 조금의 떨림도 없이 자신감 있게 불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단다. 이번 대상 수상으로 상금 1000만원과 상패,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함안지부로부터 가수인증서를 받는 등 이번 대회를 통해 트로트 가수로서의 실력을 공인받았다.

국악과의 첫 만남  

도현양과 국악과의 인연은 초등학생 시절에 시작됐다. 

어머니 김연미씨는 "도현이에게 송소희 가수처럼 유명해지고 싶지 않느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권유했던 것이, 딸 도현양의 내면에 꿈틀대고 있던 국악 본능을 자극했던 것 같단다. 도현양은 국악 가수로 유명한 송소희 가수와 같은 덕산초등학교 출신이다.

도현양의 음악적 재능의 원천에 대한 질문에 어머니는 "도현이가 태어나기 전 음악을 자주 들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또 도현이 외할아버지가 흥이 많으셨는데, 아마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같은 도현양의 재능을 알아본 홍주국악원 원장 박석순 명창을 만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도현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박 원장의 문하생이 돼 경기민요와 시조창 석암제·내포제를 전수받으며 국악에 입문해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유도현양을 시조에 입문시킨 박석순 명창과 함께.
 유도현양을 시조에 입문시킨 박석순 명창과 함께.
ⓒ 김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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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창은 서울과 경기지방에서는 경제, 영남지방에서는 영제, 호남지역에서는 완제, 충청지방에서는 내포제라고 불리다 국가 무형문화재 제41호인 석암 정경태 대한시우회 초대회장이 시조악보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 석암제 시조로 통일시켰다. 

도현양에 따르면 시조창은 을부를 시작으로 갑부, 특부, 명창부, 국창부, 대상부로 이어지며, 각 단계에서 장원을 해야 다음 단계의 경연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을 거치면, 심사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도현양은 시조창을 배운 지 몇 달 만에 참가한 을부 경연대회 장원 수상을 시작으로 3년 만에 마지막 단계인 대상부 과정을 마치는 재능을 보였다. 2018년 덕산초 6학년 때 익산전국시조경창대회(명창부)와 청주직지대회(국창부)를 거쳐 2019년 덕산중학교 1학년 때 제주대회(대상부)까지 단계별 경연대회를 끝낸 뒤,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시조부 차상, 상주대회 2위 등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일취월장했다.

도현양의 어머니는 "처음에 민요를 배우러 갔는데 의외로 잘 따라하고 적응이 빨랐다. 박석순 원장님의 권유로 시조에 입문하게 됐다"며 딸이 국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선 "도현이가 국악 배우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거둔 성과다. 시조창 학습능력이 남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도현양이 초등학생과 중학생 시절에 참가했던 각종 대회에서 공연하는 장면.
 도현양이 초등학생과 중학생 시절에 참가했던 각종 대회에서 공연하는 장면.
ⓒ 김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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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양은 "대회는 할머니, 할아버지 틈에서 경연을 한다. 보통 어리다는 이유로 장원을 안 주려고하는 경향이 있다. 보은에서 열린 경연대회에서도 아무리 잘해야 특별상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날 심사위원 중 한 분이 당연히 제가 대상을 받아야 한다고 나선 덕분에 수상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도현양을 상징하는 노래인 '배띄워라' 곡으로 참가한 대회는 2020년 대한민국청소년트로트가요제(금상)다. 이어 제27회 왕평가요제(장려상), 올해 초 'TV조선'이 주최한 노래하는 대한민국 충청남도편 예산군 대표로 출연하는 등, 국악 가수로서의 실력을 발휘하며 대중들에게 국악가수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그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진 국악 가수 대부분이 판소리 출신이지만 도현양처럼 정가(가곡, 가사, 시조 등) 출신인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현재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도현양은 중학교 시절부터 원했던 정가 부문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도현양은 앞으로 가요제에 나갈 뜻이 없다고 한다. 

"가수인증서를 받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행사나 공연에 가급적 많이 나가 실력도 쌓고,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현재 고등학교 졸업 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도현양은 대학에 진학해 계속해서 정가를 전공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정가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은 한예종, 백석예대, 서울예대, 동국대, 중앙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실용음악하는 친구들과 콜라보를 하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한예종, 서울예대, 백석예대 중 한 곳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버지 유화진(왼쪽)씨와 어머니 김연미씨가 발랄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아버지 유화진(왼쪽)씨와 어머니 김연미씨가 발랄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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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제 대상 수상 뒤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학교에서 전공 선생님들이 전공시간에 앵콜을 부르게 했다"며 "아는 분들에게 대상 턱을 쏘고 있다. 떡볶이를 쏴야할 친구들도 줄을 섰다"고 대답한다. 지극히 평범한 소녀임을 알 수 있는 면모였다.

자그마한 얼굴에 가녀린 체구의 소녀가 무대에선 어떻게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누군가가 따로 소개하지 않는다면 가늠하기 쉽지 않다. 도현양의 어머니는 "쟁쟁한 성인 틈에서 전혀 기 죽지 않는 게 도현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목청이 타고났고, 성량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덕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 유화진씨는 "도현이가 어렸을 때 어쩌다 내는 소리를 들을 때면, 큰 소리도 아닌데 멀리 뻗어나가는 것이 특이 했다"며 "판소리나 창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솔직히 공연 전까진 떨린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으면 나도 이유를 모르겠지만, 내가 언제 떨었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대체질인 것 같다"고 손을 입에 가린 채 수줍게 웃는 그. 2006년생 17세 소녀에게서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의 기운을 강하게 느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유도현, #배띄워라,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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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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