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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간사로 선임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간사로 선임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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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동색(草綠同色)'과 '만시지탄(晩時之歎)'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조카와 동서를 각각 5급 비서관과 인턴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삼 곱씹게 되는 말이다.

이 사건이 터지면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친인척 채용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던 새누리당은 "당신들도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당에서 내놓은 '8촌 이내의 친인척 채용' 방침도 마찬가지다. 바로 하루 전에 당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다면 자정하도록 하자는 내부 제안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 떠난 뒤에 손 흔든 격"이었다.(관련기사 : 박인숙이 누구? 새누리당 덮친 '서영교 부메랑')

이에 대해 전수조사를 처음 제안했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2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국회 전체가 혁신해야 할 문제로 봤기 때문에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 보좌관' 문제를 이전부터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 의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가족 채용 문제는 평소에 잘 생각하지 못했다, 서로 잘 얘기하지 않는 문제라서 실태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며 "하지만 관행적 문제라고 봤기 때문에 우리 당부터 솔선수범해서 혁신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하 의원은 "정치가 '네거티브'보다 '포지티브'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즉, 상대방을 깎아내려 이득을 보는 정치보다 서로가 발전을 겨루는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하 의원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장했던 것과 같은 얘기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이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질타하기 전에 할 일이 있다"며 "새누리당은 그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운지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 내부에는 유사한 문제가 없는지 자체 조사하고 국민들께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확인된 후라야 두 야당을 질타할 자격이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더민주 질책은 우리 당이 하지 않더라도 언론과 국민들이 더 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물론 상대를 향한 건설적인 비판도 있겠지만 자기 당부터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것으로 평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평소 생각이 있었다"며 "페이스북 글은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관련) 국민의당도 함께 거론했지만 사실 국회의원 개개인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가족 채용 문제에 더 방점이 찍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기존 윤리강령에는 '4촌 이내 친인척 금지' 명시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국민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다 드러내고 새누리당이 국회 전체의 혁신에 앞장서는 것이 새 정치라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또 "'헬조선'의 핵심이 '희망이 없다는 것'인데 가장 큰 이유가 고용세습과 친인척 채용 이런 것"이라며 "이 문제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리현상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하고 더욱 더 강도 높게 혁신하는 자세로 이를 다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박 의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타이밍이 이렇게 돼서 나 때문에 (박 의원의 일이) 알려졌나 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며 "오늘 박 의원과 전화통화를 하며 '조기에 잘 대응하셨다, 사과도 하시고'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그는 "박 의원이 억울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이 '친인척'의 범위를 본인과 배우자의 4촌 이내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윤리강령 9조 4항을 통해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친인척을 유급의 부하직원으로 임명하지 아니하며"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 '친인척'의 범위를 "본인 및 배우자, 또는 그 4촌 이내의 친인척(7조 2항)"로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은 "사실 이전까지 4촌까지를 친인척으로 봤는데 이번에 8촌으로 확대시킨 것"이라며 "5촌 조카 등을 채용했던 박 의원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지만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하태경, #새누리당, #박인숙, #친인척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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