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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 정권을 경험한 80대 할머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박요숙(80) 할머니다.
 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 정권을 경험한 80대 할머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박요숙(80) 할머니다.
ⓒ 조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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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 정권을 경험한 80대 할머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박요숙(80) 할머니다. 박 할머니는 손수 써내려간 국정교과서 반대의견서를 지난 1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박 할머니의 손녀인 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 조민지(29)씨가 모바일 팩스로 교육부에 보냈다. 조씨는 각 대학의 젊은 역사 연구자들이 교육부에 국정교과서 반대의견서를 보내는 만인만색(萬人萬色)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는 2일 끝나는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행정예고 기간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교육부는 늦어도 5일까지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최종 확정한다.

"진실하고 올바르게 흘러가는 세월의 흔적이 역사"

박 할머니는 국정교과서 반대의견서에서 "바르고 정직하게 진실하고 올바르게 흘러가는 세월의 흔적이 역사라 생각한다면, 국정(교과서)에서 마음대로 함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후손들에게 정직하게 칠팔십 년대의 역사나 그 이전의 역사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리하여 지금 국정교과서의 시끄러움 없이 하기를 바라며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의장조차도 국정교과서의 절차 문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였는데, 왜 정부는 국민의 비판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지 국민이 이해하도록 설명을 바란다"고 밝혔다.

조민지씨는 2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할머니가 평소에 뉴스와 신문을 보시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할머니는 평소에도 이런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고 싶어 하셨고, 제가 반대의견을 제출해 보라고 권유 드렸다"라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신문 기사를 일일이 오려서 다른 책에 꽂아놨다가 글을 쓰면서 근거로 활용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할머니는 부산에 계신다. 이곳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정부에 순응한다는 젊은 사람들의 생각에 답답해하고 억울해 하신다"라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는 저와 대화하면서 '박근혜 정권이 펴낼 국정교과서에서 1970, 80년대 군부 독재가 묻히면 안 된다. 숨기기보다 더 낱낱이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만인만색 운동을 통해 반대의견서 제출을 인증한 젊은 역사연구자들은 136명이다. 역사교과서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지난달 29~30일에 온라인으로 받은 반대의견만 8000건에 달한다. 만인만색 운동 제안자인 서울대 강사 권혁은(30)씨는 "행정고시 이후에도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교육부에 개개인에게 빠른 처리 결과를 통지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 27일 기자회견에서 "행정예고 기간중에 들어온 찬반 의견은 정중하고 소중히 다 모아서 (행정고시에) 담아내겠다"라고 밝혔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국정교과서 반대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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