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당 혁신위원회 활동에 "제도 개선으론 혁신을 이룰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 혁신위와 당 일각에서 자신의 "혁신 실패" 발언을 비판한 것을 놓고 "총선 위기감 속에 가만히 있으라는 지적도 옳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불신에 대한 우리 당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라며 "패권주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했고 순혈주의ㆍ배타주의 진영 논리로 당의 민주성이나 개방성 등을 가로막았다"라고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뒤떨어진 인식, 사고, 병폐를 없애는 게 당 혁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제도 개선만으론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라며 "제도 개선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걸 움직이는 건 사람이나 문화인데 낡은 인식과 문화 같은 체질을 개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혁신위가 제도 개선에 활동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다.
안 전 공동대표는 또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결별하는 게 육참골단 혁신이고 정풍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육참골단은 자신의 살을 베어내고 상대 뼈를 끊는다는 사자성어로, 문재인 대표가 지난 5월 4.29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내놓은 화두다.
안 전 공동대표는 최근 발언을 둘러싼 비판에도 반발했다. 혁신위와 당 일각에서 "혁신위 활동 종료 전에 실패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에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에 대해 '가만히 있으라'고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혁신에 대해 논쟁하자는 것이지 계파싸움이나 주류ㆍ비주류 대결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안 전 공동대표는 혁신위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9차 혁신안까지 발표했는데 어떤 혁신안이 나왔는지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혁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게 혁신의 본질인데 (혁신위가) 당이 바뀔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모든 혁신안이 끝나고 얘기한다면 왜 뒷북 치느냐고 비판했을 것"이라며 "혁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재차 비판에 나선 이유를 강조했다.
전직 대표로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본질적으로 당의 위기는 4ㆍ29 재보선에서 비롯됐다"라며 "당시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를 내려놨고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가 뽑히고 당이 안정됐다. 축구로 비유하면 국가대표가 패배했는데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홍명보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같다"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