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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에 대한 이슈와 정보는 어디에 모여 있을까? 각종 포털사이트나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사이트를 가자니 '지금 아파트를 사라'는 내용만 가득하다. 그렇다고 언론의 부동산 기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답을 트위터(단문 블로그)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 6월 3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트위터에서 열린 주택 문제 토론회에는 다양한 의견과 정보들이 쏟아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제안해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시사IN> 기자를 비롯한 300명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이날 저녁에 쏟아졌던 주택문제에 대한 이슈와 정보를 현재까지도 퍼 나르고 있고, 각종 트위터 관련 사이트에는 토론회의 해시태그(검색어)인 '#주토_'가 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토론회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무리하게 빚 내서 아파트 사는 것은 사회적 자살행위"

 

이날 토론회의 백미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전하는 집값 하락의 실체였다. 특히, 집값 폭등기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지만 이후 집을 팔지 못하고 이자폭탄에 고통 받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모습에 많은 이들의 공감과 반성을 낳았다.

 

금융기관에 다닌다는 한 트위터 사용자(@Kimhb7)는 "고객 중에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서 가족에게 볼 면목이 없는 가장 한 명이 자살을 했다"며 "무리하게 빚을 내어 아파트를 사는 행위는 사회적 자살행위다, 3년 뒤 대박 낼 각오로 3년 거치형으로 빚을 잔뜩 받아 2006년 무렵 수도권에 아파트를 마련한 사람들은 지금 패닉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회사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 대로 사상최저 수준이지만, 이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아파트 가격의 70% 이상이 대출인 채무자들은 극단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경에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이자 무서운 줄 모르고 집값이 곧 왕창 오르겠지 하고 빚을 왕창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아파트를 사곤 한다"며 "대출만 20여년 하면서 최근에 느낀 것은 '이자는 일요일도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체가 두 달이 되면 원금 전체에 대해 20%의 이자가 붙는다, 자살 생각이 절로 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갈수록 트위터 사용자들의 활발한 참여로 토론은 뜨거워졌다. "파주 교하지구는 거의 죽음이다, 거래가 정말 없다"(@Gil_sonnim), "서울 송파구에 급매가 많이 나왔는데, 대출 없는 집 찾기가 힘들다"(@inhwany)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gangsan)는 "도봉구 사는 후배에게 오늘 들은 얘기인데, 26평 아파트 호가가 5000만 원가량 떨어졌다, 저희 직장에 집 팔려는 분들은 집이 안 팔려서 고통이 크다"며 "가격을 1000만 원 내려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상승미소'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경제칼럼니스트 이명로(@resmile2)씨는 "부동산 시장은 팽창했던 신용(대출)이 정체, 축소될 시점이 되었기에 (집값 하락이라는) 갈 길을 제대로 잡았다"며 "고령화 속도 세계 최고이고 2011년부터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88만원 세대가 대부분인 신규 비정규직 취업세대 중 누가 신용을 확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하우스 푸어' 수도권에만 100만 명... "거품 때문에 서민 고통 크다"

 

이날 토론회 참여자들은 향후 집값 대세 하락을 거스를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이 내 집 마련의 적기'라는 부동산 언론의 투기에 속아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지 말라"는 충고도 이어졌다.

 

선대인 부소장(@kennedian3)은 "집값이 떨어지는 가운데 (집을 구매하게 되면) 빚 부담으로 생활이 곤궁해지는 '하우스 푸어'가 될 위험이 커진다"며 "2005년 중반 이후부터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 가운데 현재 잠재적 하우스 푸어만 수도권에 100만 가구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선지자'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트위터 아이디 '@realprophet'는 "용적률 200%로 지어진 분당, 일산의 1기 신도시의 경우, 재건축에 돌입하면 종합비용 6억 원 이상이 필요한 소모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재건축 시장의 실체를 전했다.

 

언론의 투기 선동을 비판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기자(@leejeonghwan)는 "6·2 선거 참패 이후 일부 경제지들은 'MB가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려서 민심이 돌아섰다'면서 'DTI 등 금융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들은 집값이 하락할 경우, 중산층·서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트위터 아이디 '@delcui'는 "부동산 대폭락으로 모두가 일대 혼란기를 맞이하게 될 것 같은데, 이런 때에 죄 없이 피해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곤 한다, 저 같이 이번에 전세금 못 찾는 사람들이 그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정남수 김광수경제연구소 부동산경제센터장(@namsuj_kseri)은 "정말 안타까운 것은 현재 정부가 부동산 상황에 대한 인식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라며 "일반 국민들은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정부 당국자들은 도대체 월급이 얼마이기에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선대인 부소장은 "부동산 거품은 더 이상 안고 갈 수 없는, 한국경제에 종양과 같은 존재라는 인식부터 해야 한다, 집값 거품 빠지면 서민이 더 괴롭다는 식으로 협박한다"며 "(그들이 정의하는) 서민도 힘들지만 부동산 거품 때문에 이미 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너무나 크다, 정부가 부동산 부양에 쏟는 재원 1/3이면 서민들은 절대 고통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토론회는 미디어의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

 

이날 토론회는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으며 트위터의 가능성을 넓혔다는 평가가 많다. 선대인 부소장은 "30일 주택문제 간담회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분들이 생생한 현실과 절절한 고민, 그리고 수준 높은 의견들을 주셔서 질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토론"이었다고 밝혔다.

 

이정환 기자는 "오늘 트위터 토론회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김진애 민주당 의원(@jk_space)은 "좋은 첫 실험! 트위터 토론회 계속 실험해보자"고 전했다. "오늘 부동산 트위터 토론회는 한국에서 미디어의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인 듯하다, 무섭고도 재밌다"(@hojai)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토론회 내용은 트위터에서 '#주토_'로 검색( http://tinyurl.com/36fzzd3 )하면, 최근 의견부터 살펴볼 수 있다. 토론회 이후에도 관련 의견을 쏟아지고 있다.


태그:#트위터 토론회, #부동산 토론회, #집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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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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