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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바다 건너에서 봄이 오고 있다. 햇살 따사로운 오동도 동백섬에 봄이 움튼다. 잔잔한 물결 이는 오동도 바다에는 해녀가 물질을 한다. 해삼을 한바구니 가득 잡았다. 해녀는 시린 몸과 곱은 손을 모닥불에 녹인다. 섬으로 향한 기다란 방파제 길에는 동백열차가 여행객을 싣고 오간다. 연인들은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걸어간다.

 

파도가 한가롭게 오가는 오동도, 숲길은 고요하다. 이따금씩 직박구리 녀석들이 동백숲의 고요를 깨뜨린다. 숲길을 따라갔다. 이따금씩 바다가 기웃거리며 숲길로 다가온다. 동백나무의 잘 여문 꽃망울들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다. 동백꽃이 여기저기에서 한두 송이씩 피어나기 시작한다. 알알이 맺힌 수많은 꽃망울들은 이제 2월이 되면 활짝 피어날 것이다.

 

오동잎을 닮은 섬 오동도

 

 

오동잎을 닮은 섬 오동도는 여수시 수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긴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멀리서 보면 지형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많아서 오동도라 불렸다. 한때는 이충무공이 오동도에 대나무를 심게 한 후 대나무가 번성하자 죽도라 불리기도 했다.

 

푸조나무에 직박구리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주위를 경계하다 건너편 나무로 날아간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 나는 쪽으로 가보니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청설모를 발견하고 아이들은 그렇게 함성을 내지른 것이었다.

 

 

동백숲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에는 한줄기 햇살이 비춘다. 오동도 동백숲에는 아주 다양한 수목들이 식재되어 있다. 상록활엽교목의 참식나무, 불면과 변비에 약효가 있다는 광나무, 겨울철에 꽃이 피는 팔손이나무, 정자나무나 신목으로 심는 팽나무 등등... 동백 숲에서 이들 나무를 세세히 살펴보는 것도 유익하다.

 

용굴에 이르는 나무계단에는 아빠와 딸이 가위 바위 보를 하며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부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멀리 바다에는 어선이 잔잔한 바다를 가로지른다. 하얀 물결이 갯바위로 밀려든다.

 

동백나무 군락지다. ‘조용히! 자연휴식중입니다. 들어가지 마십시오‘라 쓰인 팻말이 눈길을 끈다. 휴식을 취하고 싶어 찾은 오동도, 나무들이 휴식중이라니 나무팔자가 상팔자라는 생각이 든다. 바스락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휴식중인 동백숲에서 멧비둘기 떼가 먹이를 찾고 있다. 햇살이 비추는 환한 숲에는 금방이라도 동백꽃향기가 피어오를 듯하다.

 

산다화 차에서 피어오르는 붉은 동백꽃  한송이

 

 

등대 전망대에 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서 투명한 창 너머로 스치는 바다 풍경이 멋지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돌산대교와 자산공원, 구봉산, 신항, 여수 시가지 일부가 보인다. 등대전망대 등탑으로 오르내리는 계단 해저로 벽면에 그려진 바닷속 풍경이 신비롭다.

 

해저로에서 만난 경기도에서 온 관광객(34.임종민)은 오동도가 정말 좋다고 했다.

 

“보기 좋더라구요. 동백 숲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 다시 오고 싶어요.”

 

환상적인 신비로운 계단을 오르내리며 보는 벽화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등대 주변 담장에 산다화 한 송이가 피었다.

 

“이건 꼬마동백 같아요.”

“산다화 꽃이랍니다.”

 

 

등대전망대 앞 동백숲에는 산다화차를 파는 간이찻집이 하나 있다. 정말 운치 있고 분위기가 좋다. 산다화 차에 동백의 붉은 꽃잎 하나 띄워 마시니 가슴 속에서 따끈한 붉은 동백꽃 한 송이가 피어오른다. 은은한 동백의 향기 또한 너무 좋다. 찻잔에서 봄이 아른아른 피어오른다.

 

동백꽃이 어디 피어 있나 살피고 있자 찻집의 할머니가 “쩌기 보이드만요”라며 알려준다. 동백의 붉은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만발한 꽃도 좋지만 이렇듯 갓 피어나는 꽃송이는 신선한 느낌이 더하다. 어렵사리 찾아서일까. 그 기쁨이 배가된다. 오동도에 봄이 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봄, #오동도,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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