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개신교 조직의 구국기도회에서 설교에 나선 한 목사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닭과 개에 비유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박사모와 친박연대 등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성공21' 주최로 열린 송년 구국기도회에서 설교자로 나선 김성광 강남교회(서울 대치3동) 목사는 '먼저 그의 나라를 구하라'는 제목으로 1시간여 동안 설교했다. '성공21'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개신교인 모임으로서, 친박 계열로 분류되는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목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용산참사는 경찰의 과잉진압이다, 과잉진압이다' 하고, 이번에도 '세종시는 원안대로 하라, 원안대로 하라', 이건 훈시 듣는 소린지 독기 달린 소린지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용산참사에 관해 "너무 빨리 진압에 들어간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으며,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도 반대하고 있다.
김 목사는 "원래 동네마다 새벽에 우는 닭이 있다. 새벽에 닭이 울어서 잠자는 사람 다 깨운다. 그런데 이 닭이 새벽에 울어야 닭이지, 대낮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면 어떡하느냐"며 "이 닭이 자꾸 짖어대면 그 닭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여러분이 잡아먹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번에는 박 전 대표를 개에 비유했다. "집안에 개가 한 마리 있는데 개가 도둑이 올 때 짖어야지 아무나 다 짖어대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분이 잡아먹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던 김 목사는 "박근혜씨보고 조그만 집을 지으라면 짓겠느냐"며 "해본 게 뭐 있나. 박근혜가 시집을 가봤느나, 회사를 해봤나. '속았다, 속았다' 그러면서 반대만 하고 있다"고 박 전 대표의 개인사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날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김 목사의 말에 '아멘'을 연발했다.
친박, "정치 테러" 거세게 반발... 촛불시위 등도 근거 없이 폄하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정치목사 김성광의 헛소리는 단순 폭언이 아니라, 정치 테러이고 음해"라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조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불특정 다수의 기독교인에게 공개적으로 발하는 암살교사 지령인지, 정치적·논리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한 MB 지지층의 발악적 단말마인지 구분할 수 없다"며 "저질이라는 단어로는 도저히 부족한 저런 목사를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논평했다.
한편 김 목사는 지난 7일 설교에서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인지 자신이 지어냈는지 알 수 없는 다음의 얘기들을 설교의 주요 소재로 사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8.5%로 당선됐는데, 사실은 표가 더 나왔다. 58.5% 나왔는데 10%를 더 깎아먹었다, 선거 통계 그대로 믿느냐? 내 친구들, 컴퓨터 전문가들이 많다. 선거 컴퓨터 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쇠고기 촛불집회 때 대학생들이 5만 원씩 인건비 받고 유모차 한 번 나오면 10만 원씩 받았다고 한다. 여러분은 못 들었나? 나는 들었다.""북한의 김정일도 죽었다고 소문났다. 지금 돌아다니는 건 다 가짜다. 살아생전에 자기와 똑같은 사람을 만들었다." "(국회 폭력을 언급하면서) 특히 수염 달린 사람을 안 찍었으면 좋겠어. (수염을) 싹 깎아버려야 해. 입고 있는 한복이 상당히 비싼 거고, 술은 양주만 먹는다고 한다. 왜 양주 먹느냐고 물어보면 '병은 양주병이고 속은 소주'라고 답한다고 한다." "삼성에서 8000억 원을 내놨는데 한명숙 이런 사람들한테 다 들어갔다더라." "앞으로 대한민국 차기 후보는 정운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