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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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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미 백악관이 공개한 보고서 하나가 조용한 파장을 일으켰다. 86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몇 개의 구체적인 수치였다. 올 가을 '미국인의 30∼50%가 감염돼 3만∼9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이 보고서는 비록 "정확한 파급력을 예측하기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타당한 시나리오"라고 소개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이 질병은 '2009-H1N1 인플루엔자'라고 지칭된 '신종플루'다.

이 보고서의 주체는 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였다. 이들은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인플루엔자와 공중 보건 분야 전문가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16일부터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위원회의 공동의장인 존 홀드런 박사는 "공중 보건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최대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정보에 근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SI', 'H1N1', '타미플루', '리렌자'같은 낯선 용어들만큼이나 불투명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근거가 없는 추정이나 불확실한 단정이 아닌 과학적인 정보가 그만큼 더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에 있는 환경보건학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북텍사스대학교 이준학 교수를 인터뷰했다.

백신 효과가 없거나 줄어들 수 있어...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

북텍사스대학교 환경보건학과 이준학 교수
 북텍사스대학교 환경보건학과 이준학 교수
ⓒ 이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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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하는 일과 약력을 소개하면.
"텍사스주에 있는 북텍사스대학교(UNT) 환경보건학과 교수다. 환경과 관련된 전염병의 위험평가와 관련질병의 위험요인 분석을 통한 질병예방 및 통제방법 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뇌염바이러스가 매개 모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앨라배마주립대 의과대학 풍토병과와 미질병통제연구소 기생충과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뉴욕주 보건성 전염병부 선임연구원으로도 근무했다."

- 돼지독감으로 불리던 신종플루(H1N1)에 대해 설명해달라.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는 처음 발견되었을 때 유전자 염기서열이 돼지에서 발견되는 플루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돼지바이러스'로 불렸다. 하지만 사람 간의 전염이 쉽게 일어나는 등 기존의 돼지 바이러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고 돼지, 사람, 그리고 조류 플루 바이러스의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어 지금은 '신종플루 바이러스'라고 불린다.

이 바이러스는 현재 계속해서 사람 간에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자세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직접 접촉을 통한 감염이 기침이나 재채기로 생긴 비말(침방울)에 노출되어 생기는 감염보다 많을 것으로 믿고 있다. 감염된 사람들은 겨울에 걸리는 독감 증세와 비슷한 열, 기침, 그리고 목이 아프다든지, 콧물 또는 코 막힘, 몸살 기운, 두통,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을 보이며, 많은 환자들이 설사와 구토 등의 증세를 경험한다. 그리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현재까지 대다수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 커다란 합병증세 없이 자가 치료되지만, 25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 임신부, 천식, 당뇨, 심장질환, 신장질환, 신경에 의한 인지나 근육에 관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심한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65세 이상의 고연령자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인 절반 감염은 최악의 시나리오... 예방이 최선"

- 미국민 절반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한해 9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의 보고가 있었는데.
"물론 최악의 경우를 가상하여 만든 시나리오이다. 이 바이러스는 우리가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바이러스여서 정확하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미리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치료 및 예방약으로 추천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인가.
"현재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타미플루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H1N1바이러스에 대한 보고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지금의 추천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항바이러스제의 이용도 중요한 방법이겠지만,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보면 안전한 '백신'의 개발과 배포가 더 중요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실험 중이고 11월 말쯤에나 주사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신종플루에 대처하는 미국정부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나.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 데 먼저 백신의 개발과 확보를 위한 노력을 들 수 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신종플루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신종플루가 사회에 얼마난 큰 영향을 줄 것인지 예상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방접종이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방법이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백신은 11월 말쯤에나 미국시민들이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출시된다 해도 공급량이 충분치 못할 것이므로 정부는 먼저 임산부, 생후 6개월 전의 아기의 부모나 아기를 돌보는 사람들, 병원이나 응급 구급대 요원들, 24세 이하 젊은이들, 그리고 25∼64세 중 지병이 있는 사람들의 순으로 백신접종을 권유한다.

둘째로는, 교육이다. 감염의 위험이 높은 그룹, 그리고 그 집단과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별로 예방지침서를 만들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부모와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임산부를 위한 지침서, 각급 학교별 지침서, 고융주의 지침서 등 각 상황에 맞는 지침서를 만들어 배포 교육하고 있다.

사람들이 신종플루의 증상을 인지하고 혹시 감염되었다고 생각하면 마스크를 쓰고 활동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전염이 사람과 다른 동물, 특히 돼지 등에게 계속해서 일어나면 더욱 전염력과 독성이 강한 새로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일어날 수 있고, 또 지금까지 준비해 온 백신의 예방 효과가 없거나 줄어드는 일이 일어날 수 있어 교육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셋째로는 전염병감시 대응체계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바이러스를 동정하여 새로운 변종이 일어났는가를 조사하고, 또 환자 발생 추이를 일주일 간격으로 보고 분석해 그에 맞추어 새로운 지침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태그:#신종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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