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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이 이른바 '9시 등교'로 불리는 '적정 등교시간 조정(오전 8시 30분 전 획일적 강제 등교 금지)'을 이번 학기부터 시작한 가운데, 일선 학교의 위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고등학교에선 "교육청 지도·점검에 대비해 학생들에게 거짓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증언도 나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7시 15분, 광주 남구의 A고등학교. 이날 A고등학교 앞은 오전 7시 15분께부터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을 태운 승용차가 줄지어 학교 앞을 지났고,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향했다.

이날 오전 7시 28분에 만난 A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학교에서 오전 7시 30분까지 등교하라고 했다"며 학교 쪽으로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오전 7시 45분에 만난 1학년 학생은 "학교에서 몇 시까지 등교하라고 했나"라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1학년은 7시 50분까지 학교에 나오라고 했다"고 답했다.

오전 7시 30분 되자, 학교 앞 '북적'

광주시교육청이 이른바 '9시 등교'로 불리는 '적정 등교시간 조정(오전 8시 30분 전 획일적 강제 등교 금지)'을 이번 학기부터 시작한 가운데, 일선 학교의 위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오전 7시 15분, 광주 남구의 A고등학교. 이날 A고등학교 앞은 오전 7시 15분께부터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을 태운 승용차가 줄지어 학교 앞을 지났고,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향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이른바 '9시 등교'로 불리는 '적정 등교시간 조정(오전 8시 30분 전 획일적 강제 등교 금지)'을 이번 학기부터 시작한 가운데, 일선 학교의 위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오전 7시 15분, 광주 남구의 A고등학교. 이날 A고등학교 앞은 오전 7시 15분께부터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을 태운 승용차가 줄지어 학교 앞을 지났고,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향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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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A고등학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재단의 다른 학교들과 같은 통학버스를 운영하다보니 학교 도착 시간을 오전 7시 30분으로 계획할 수밖에 없었다"며 "학생들에겐 오전 8시 20분까지 등교하라고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A고등학교의 경우,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부득이하게 오전 7시 30분까지 등교하고 있지만, 나머지 학생은 8시 20분까지 등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가 오전 7시~8시 30분 A고등학교 등교 상황을 지켜본 결과 3학년의 경우 오전 7시 30분, 1·2학년의 경우 오전 7시 50분에 대부분 등교를 마쳤다. 

통학버스를 이용한 학생도 있었지만 많은 학생들이 도보, 혹은 승용차를 타고 오전 7시 30분 혹은 오전 7시 50분 전에 학교에 도착했다. 오전 8시 이후에 등교하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더 큰 문제는 4~6일 광주 관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광주시교육청이 실시한 지도점검을 앞두고, A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거짓 교육'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앞서 <오마이뉴스>에 이러한 상황을 제보한 복수의 학생·학부모는 "지난주 초부터 교사들이 '교육청 장학사가 오면 오전 8시 20분에 등교한다고 말하라'고 주지시켰고, 실제로 일부 학생들이 교육청에서 나온 장학사에게 그렇게 대답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일 A고등학교에 지도점검을 나간 광주시교육청은 이 학교의 등교시간을 오전 8시 20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장에 직접 장학사가 나가 실태를 파악했다"며 "교직원, 그리고 학년 별로 1명씩 학생 3명에게 물어본 결과 오전 8시 20분에 등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그런 일 없다" 부인

이 때문에 실제와 다른 등교시간을 광주시교육청에 보고한 A고등학교는 물론, 광주시교육청의 허술한 지도점검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고등학교 관계자는 "통학버스 사정에 따라, 혹은 학급에 따라 등교시간을 조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교육청 지도점검 때 학생들에게 그런 진술을 하라고 시킨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광주 관내 학교만큼 9시 등교를 잘 이행하는 곳도 없다"며 "시행한 지 일주일 밖에 안됐고 광주시교육청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으니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해하달라"고 말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나름대로 교육주체들 사이의 협의를 거쳐 실시된 9시 등교인데, 이렇듯 일선 학교에선 일방적으로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광주시교육청은 행·재정적 조치를 통해서라도 9시 등교의 의무화를 관철시키는 등 9시 등교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광주 관내 네 개 학교의 9시 등교 위반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지도점검을 통해 "미준수 학교에 1차 조정 요청을 했고 학교장 연수, 교감 연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 및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태그:#9시 등교, #고등학교, #광주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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