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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년 간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언급한 단어들. 크기가 클수록 언급 빈도수가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년 간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언급한 단어들. 크기가 클수록 언급 빈도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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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쓰는 말에는 국정운영의 철학과 지향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집권 첫해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뭘까.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21일 청와대가 지난 1년 간 각종 연설과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키워드'를 분석해 공개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된 박 대통령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우리'(209회)였다. '국민'은 180회로 뒤를 이었다. 또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에서는 '국민'이 199회로 가장 많았고 '정부'와 '부처'도 각각 169회, 121회나 언급됐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된 '우리', '정부', '부처' 등은 연설이나 모두발언에서 주어로 사용되는 단어여서 빈도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정 운영의 키워드로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어를 빼면 연설에서는 '새롭다'(135회), '세계'(97회), '발전'(96회), '에너지'(92회) 등이 빈번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중요'(95회), '생각'(88회), '노력'(84회) 순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 국정운영 중심은 '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각종 연설에서 언급한 단어 분석. 크기가 클 수록 언급한 빈도수가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각종 연설에서 언급한 단어 분석. 크기가 클 수록 언급한 빈도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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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키워드 분석에서 나타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심은 '경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제시한 '경제 부흥'과 관련해 창조경제는 연설과 모두발언에서 각각 67회와 19회, '경제'는 53회와 34회, '투자'는 34회와 24회, '일자리'도 31회와 50회 사용됐다. 주로 투자와 경제 연관 지어 사용되는 '활성화'는 각각 23회와 24회 언급됐고 '중소기업'도 18회와 20회 사용됐다. 

'안전'도 각각 43회와 20회 언급됐다. 집권 후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꿀 만큼 '안전'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관심이 반영된 면도 있지만 정부 출범 이후 반복됐던 대형 사고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지난해 3월부터 LG실트론, 구미케미칼, 삼성정밀화학, 삼성반도체 사업장 등에서 불산과 염소 등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이어졌고 7월에는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상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올해 들어서도 여수와 부산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까지 이어졌다.

또 지난해 '북한'은 총 56회, '한반도'는 총 60회, 개성공단은 총 21회 언급됐는데, 이는 개성공단 폐쇄 위기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반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고스란히 드러난 대선 공약 후퇴

박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키워드 분석에는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대선 공약 후퇴 논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 대통령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자주 언급한 '경제민주화', '국민대통합'(대통합) 등은 빈도수 2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청와대의 분석 자료에서는 10회 넘게 언급된 단어들까지만 집계됐는데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은 없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이 단어들을 10회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대선 공약 중 핵심 분야였던 '복지'는 회의 모두발언에서만 13회 언급되는데 그쳤다.

지난해 경제민주화 조기 종결을 선언하고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성장으로 돌아선 박 대통령의 '변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태그:#박근혜,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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