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가셨는데내 몸 안의 화기는 가시지 않습니다돌돌돌 흐르는 강물 앞에 앉아몇 시간이고 넋놓은 마음을 씻어봐도숲 사이로 부는 신선한 태고의 바람을 맞으며몇 시간이고 걸으며 머리를 식혀봐도내 가슴의 분노제 가슴의 미움과 저주는 풀리지 않습니다아직도 입이 마르고피가 쏠리고, 정신이 혼미해집니다그러나 이제파란 샌드위치 판넬집을 떠나정말 파란 하늘 망루로 오르신 영혼들이여이제는 편안하시길그날 뜨겁게 솟구쳐 오르던 흰 연기의 숨막힘도 악몽도 공포도 잊고저 하늘의 하얀 구름들에게 위안 받으시며그날 빨갛게 다가오던 수천도의 화염과는 다른따뜻한 태양의 위로 받으시며차가운 빗물에도 젖지 마시며하늘 망루로 오르신 영혼들이여1년동안의 념을 통해말끔히 깨끗이 씻기워진 영혼들이여우리를 앞서 가저 하늘 망루에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을 짓고새 생활에 분주할 님들이시여우리 다시 만날 날을 위해 지금 여기 우리처럼 속닥속닥 즐거우실 님들이시여여기 우리들 함께 살았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던 시절들에 대한작은 묘비 하나 세워두고우리 다시 투쟁의 길로 나서니부디 잘 계세요 덧붙이는 글 | 오늘 마석모란공원에서 용산철거민열사들 묘비 제막식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