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롯데월드'에 침묵하는 향군·성우회... 왜?

입장 표명하지 않기로... MB정부와 '코드 맞추기' 비판

등록 2009.01.16 19:30수정 2009.01.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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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의 예비역 군인 단체들이 제2롯데월드 건립 논란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에서는 결사반대했던 군 원로들이 이명박 정부에는 코드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향군인회(이하 향군, 회장 박세직) 유환국 홍보부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향군은 제2 롯데월드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상희 국방장관이 건물을 세워도 전시·평시 작전에 지장이 없다고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유 부장은 "일부 예비역 공군장교들이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은 알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향군 의견을 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예비역 장성모임 성우회(회장 이종구)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이정린 전 국방차관도 "성우회 내부에도 제2 롯데월드에 찬성하는 사람이 꽤 있을 텐데, 성우회가 이런 문제까지 나서서 의견을 표명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장 자신은 국방부의 갑작스러운 입장 번복을 우려하고 재검토를 기대하는 쪽이지만, 성우회 사무총장의 이름으로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에는 부담감을 표시했다.

향군의 한 관계자는 "향군법에 따라 연간 250억원의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는 특별단체가 정부와 엇박자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노무현 정부의 국방정책에 단체로 반기를 들었던 예비역 장성들이 새 정부 들어 안보상 위험이 제기되는 이슈를 꺼리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만원 "전쟁 나면 롯데월드부터 밀어버려야 할지도..."

군사평론가 지만원 박사(예비역 육군대령)는 이에 대해 "예비역 장군들이 이명박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는 보수우익 시각에서는 좌익이었기 때문에 반정부 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무늬라도 우익이니 정권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한다. 국가안보에 좌우가 어디 있나? …(중략)…장군들만 제 목소리를 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지도 않았다. 대령들만 해도 하고픈 말 마음대로 하고 다니지만, 장군들은 그렇지 못하다."

지 박사는 "지금은 대통령 1호기가 서울공항을 이따금 이착륙하니 조심하면 되지만 전시 상황에서는 전투기가 20초마다 한 대씩 이륙해야 하는데 서울공항이 전술비행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작전을 수행하고 돌아오는 전투기 조종사가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착륙을 해야 할 텐데, 눈앞에 555m 짜리 초고층 건물이 버티고 있다면 얼마나 위험하겠냐"며 "만약 전쟁이라도 나면 롯데월드부터 밀어버려야  지 모른다, 그걸 놔두고 작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만원 #재향군인회 #성우회 #제2롯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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