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댓글
93
추기경을 위한 변명(0)
  종지기 2004.02.02 17:27 조회 14 찬성 1 반대 2
김수환 추기경을 흔히 우리 사회의 원로라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어른 대접을 하고 있다. 특히 명동 성당이 약자를 보호하는 성역이 되었던 사실과 관련하여 그것을 용인한 김 추기경의 인품을 높게 평가한 것이 사실이다. 민주화의 수레바퀴를 돌리던 많은 사람들은 추기경의 정신적 가치를 마음속의 기둥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데 김추기경이 지금까지 보인 면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과거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격돌했을 때 추기경은 같은 신도인 김대중 대신에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을 찍었다는 말을 나중에 공개한 적이 있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도 배격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김영삼을 택했던 그 분의 정치적 판단을 높게 사야 할 것인가, 아니면 보수적 사고에 더 가까운 사람을 선택한 애국주의에 감동을 해야 할 것인가? 보수로만 말하자면 당시 김종필 후보를 찍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 분의 선택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이었을까? 같은 경상도라고 편을 들었을 리는 전무할 것이고......

몇 년 전 추기경이 전국의 가톨릭 신도에게 내린 지침(?) 중에 각 동마다 성당을 건립하라는 것이 있었다. 지난 몇 해 동안 가톨릭에서는 전국 도시의 각 동마다 교회(성당)을 짓느라고 분주했다. 요즈음은 웬만큼 건립이 되어서인지 좀 주춤해졌지만 당시에는 신도의 가정마다 할당 받은 부담금을 준비하느라고 허리끈을 졸라매야 할 지경이었다. 물론 헌금을 즐거이 낸 신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직업별로 할당액을 일률적으로 갹출을 하면서 가정에 따라서는 부담을 느낀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기 성당뿐만 아니라 다른 구역의 성당을 지울 때마다 신도들은 바자회라는 명목으로 물건 구입을 할 수 있는 '쿠폰'을 사야 했다. 그러니까 몇 년 동안 가톨릭 신자들은 계속해서 성당 짓는 돈을 다소 간에 내고 나름의 봉사 활동을 한 셈이다. 물론 봉사임에랴! 그런데 물건의 질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비하여 가격은 결코 싸지 않았다. 특히 음식값은 다른 기관이 판매한 것에 비하여 너무 비쌌다는 말이 많았다. 물론 이것까지 추기경이 지시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런 사례를 이번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동마다 성당을 지으라는 지침을 내릴 정도로 물량주의에 젖은 생각을 잠시라도 한 분이라면 그 분의 사고를 사회의 어른다운 것으로 존중할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남북 화해와 민족의 동행을 바람직한 미래 가치로 다져가는 요즘에 이르러서는 추기경의 분열 의식과 냉전적 사고에서 나온 발언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현직에서 은퇴를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제 김수환 추기경은 이 민족의 바림직한 미래를 위해 은둔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바쳐온 그 분의 깊은 노력을 우리는 크게 기억하고 있다. 이제 추기경이 할 일은 후임 추기경을 우리 나라 대주교 중에서 나오게 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국력과 직결될 일은 아닐지라도 세계에서 유례 없이 많은 순교와 희생을 통해 자생적으로 천주교 신앙을 온 몸으로 실천했던 200여 년 전의 조상들 이래 지속되고 있는 안타까움을 푸는 일일 것이다. 김 추기경은 몇 십 년 동안 추기경으로 국제적인 어른 노릇을 해오지 않았던가? 그 영예를 새로운 추기경에게 넘겨주고 이제 국내의 정치 문제에 대한 관심도 조금 줄여야 할 때인 듯하다.


  제목 이름 입력일시 찬성 반대 조회
98
광주시민
02.02 17:29
1
0
9
97
친일파 청산
02.02 17:29
0
2
10
96
타도 오마이~~
02.02 17:28
7
0
20
95
기가막혀서
02.02 17:27
23
6
73
94
우가우가
02.02 17:27
0
0
2
93
종지기
02.02 17:27
1
2
14
92
볼일없네여....
02.02 17:26
2
0
10
91
참네
02.02 17:25
3
1
16
90
고소금
02.02 17:24
3
5
16
89
안기부
02.02 17:22
5
3
22
88
요한
02.02 17:21
0
0
17
87
안티조중동
02.02 17:20
4
5
26
86
지나다가
02.02 17:19
2
3
12
85
매국노 김수환
02.02 17:18
0
3
14
84
노가리
02.02 17:17
3
0
8
83
파수꾼
02.02 17:17
5
1
14
82
02.02 17:15
6
9
30
81
진정한천주교인
02.02 17:14
1
1
18
80
파수꾼
02.02 17:12
5
4
29
79
바보
02.02 17:11
5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