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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동아일보가 1면 머릿기사로 실은 '학내분규' 관련 기사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덕성여대 한상권(사학과), 오영희(심리학과) 두 교수가 기사를 작성한 동아일보 기자 앞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한 교수와 오 교수는 기사를 작성한 동아일보 최00, 현00 기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반박문을 통해 문제의 기사가 "동아일보의 대표적인 왜곡 기사로 길이 인용될 것"이라며 "정정보도를 내든지 창간정신을 바꾸든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상권 교수는 17일자 기사가 동아일보의 대표적인 왜곡기사 반열에 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일제시대이후 동아일보가 보도한 ▲대일본제국의 언론기관 자임 ▲조선 젊은이들의 황군 지원 권유 ▲모스크바 3상회담 왜곡 등 대표적인 왜곡기사를 열거하며 17일자에 실린 '학내분규' 관련기사도 이와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영희 교수는 "17일자 왜곡기사 때문에 동아일보가 <일요00> 수준이 되었다"며 "어떻게 그렇게 (권순경 총장직무대리의) 한쪽 말만 들을 수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오 교수는 "현재 덕성의 민주화 운동은 사립학교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고 민교협, 참여연대를 비롯한 32개 교육, 시민단체가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해 덕성을 도와주고 있다"며 "보다 더 덕성사태를 파악하고 두 기자의 기사에 대한 정정기사를 내주거나 동아일보 창간정신(민족의 표현기관으로 자임함, 민주주의를 지지함)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오영희 교수 반박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덕성여대 심리학과 오영희 교수입니다.

어제 동아일보 1면 top으로 난 두분이 쓴 '과격 학내분규 상아탑 멍든다'란 기사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곧장 답변을 쓰려고 하는데, 학생들이 수업거부로 들어가는 바람에 어떻게 해서라도 외부에 빨리 알려 학생들이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뛰어다니다가 이제서야 겨우 시간을 내었습니다.

1. 그 기사를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언제 동아일보가 일요00 수준이 되었나?"라는 것이었습니다. 한상권 교수 복직운동이 한창이던 98년 거의 똑같은 왜곡 기사가 일요00에 났었거든요. 그때 제목도 비슷했어요("지친 지성, 상아탑이 그립다"라고). 오늘 덕성사태에 대한 공개토론회 때 학교에 오시면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때 이 모 전 총장이 로비했다는 설이 파다했었는데...

2. 기사작성의 경위를 알고 싶더군요. top기사를 쓸 정도면 중견기자이실텐데, 그렇게 유명한 덕성여대 민주화 운동을 아직 모르신다는 정말 놀랐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사태를 왜곡할 수 있는지...

3. 하필이면 학생들이 총투표하는 날 기사가 나왔구요. 그리고 덕성여대 권순경 총장직무대리의 말로 결론을 내리셨더군요. "정치적 협상에 나서기 전 사회적 틀과 도덕적 룰을 먼저 생각하는 학생의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라고요.

그런데 그 권순경 교수가 학생들이 2차 비상총회 결과를 조작했다고, 거짓말장이라고 학생들을 공개석상에서, 담화문에서 몰아부친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것을 보고 쓴 저는 "총장이 학생들을 거짓말장이로 몰아부치는 덕성에서 무슨 교육이 이루어질수 있을까?"라고 경악했습니다.

선생이, 선생들의 대표인 총장이 학생들을 거짓말장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룰, 학생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을 위배하는 것입니다. 그때 선생으로서 내가 느꼈던 비참한 심경을 쓴 글을 첨부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3월 29일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기 전에 권순경 총장직무대리가 부당하게 재임용탈락되어서 항의하는 학생들과 단 한번이라도 대화해 본적이 있는지 물어보셨습니까? 학생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 바로 권대리가 학교에서 전문 용역을 동원해서 학생들들 사다리에서 떨어뜨리려고 하고, 발로 차는 폭행사건이었다는 말을 못들으셨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한쪽 말만 들을 수가 있습니까?
학교에서 자유게시란을 외부인, 심지어 졸업생에게 까지 폐쇄해도 덕성에 관심있는 많은 기자들이 덕성여대 소식을 어디에서 알수 있는지 알고 있는데(교수협의회 홈페지나, http://iloveduksung.com) 두 기자님은 모르셨죠? 그런데 어떻게 그런 1면 톱기사를 쓸 수가 있습니까?

4. 기사 바로 위를 보니 동아일보의 창간정신이 나와있더군요.
"민족의 표현기관으로 자임함", "민주주의를 지지함.".
현재 덕성의 민주화 운동은 사립학교 민주화 운동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민교협, 참여연대를 비롯한 32개 교육, 시민단체가 '덕성민주화와 사학비리척결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덕성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보다 더 덕성사태를 파악하시고 두 기자분의 기사에 대한 정정기사를 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니면 동아일보 창간정신을 바꾸세요.

옛날 고등학교 시절 동아일보가 정부에 맞서 싸우다가 광고를 내지 못하여 고생하는 것을 보고, 저는 동아일보를 좋아하게 됬고 그 후 애독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며칠전에는 동아일보 구독을 중단하였죠. 점점 더 제작방향이 이상해 지는것 같아서요.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왜곡된 사설이 제 구독중단의 결정적 동기였습니다. 학교측에서는 그 사설을 크게 확대 복사하여 교내 곳곳에 부쳤습니다. 자신들의 선전 홍보물로...

동아일보가 바뀌어 다시 기쁜 마음으로 동아일보를 구독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18일 오후 4시 덕성사태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있습니다. 덕성사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오십시오. <일요00> 기사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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