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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총장 선임 문제로 오랫동안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숭실대의 어윤배 총장이 자신의 연임을 반대하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을 '쓰레기'로 표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어총장은 지난 4월 16일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온갖 쓰레기들이 청소된 깨끗한 숭실 동산에서 여러분들의 해맑은 미소를 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시기를 빈다"면서 어총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을 '쓰레기'로 비유했다. 어총장은 또 자신의 퇴근을 저지한 교수와 교직원들을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물"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숭실대 총장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메일편지를 어총장이 지난 4월 11일 '총장 퇴임'을 요구하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에게 둘러싸여 하룻밤을 보내고 과로로 입원한 뒤 직접 쓴 것"이라고 밝혔다.

어총장은 이 글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퇴근 저지를 납치 감금 비난 ▲교수들의 학생 선동 중지 요구 ▲연구실적 없는 교수들 비판 ▲숭실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당위성 및 총장 연임의 정당성 등을 적시했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는 17일 <어윤배 전 총장에 대한 답신>을 통해 "총장이기를 포기한 표현"이라고 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답신>을 통해 "지난 11일 사태는 총장이 구성원 대표들을 무시하고 대화를 피하고 또한 막후공작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어총장이 오히려 순수한 학생들을 선동하지 말고, 숭실에 더 이상 피해를 주지 말고 조용히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또 "어총장이 '개혁'을 말한 것은 총장 연임이 결정된 뒤인 지난 1월이었으며 그 전에는 듣지도 못했다"며 "세계적인 대학 운운하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추상적인 말로만 선동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교직원 노조 역시 어총장이 교수들을 "연구실적 없이 골프만 치러 다닌다"고 비판한 데 대해 <진실을 밝힌다>는 답변을 학내 게시판에 올렸다.

교직원노조는 이 답변 글에서 "어총장의 비판은 사제지간에 불신의 벽을 거짓말로 만들어서라도 연임을 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2000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한 <대학별 연구의 질적 고도화 점수표>에서 서울대학교는 전체 10점 중 8점, 숭실대학교는 7점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 자료를 근거로 "숭실대 교수들의 연구실적이나 외부연구비 수주실적은 전국에서도 상위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총장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메일을 보내기 전 '쓰레기' 표현을 두고 대학본부 실,국장급 대부분의 보직 교수가 '고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그 동안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안다면 '쓰레기' 표현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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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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