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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역 대책위는 2월 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편의시설의 안전보장과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이도역 장애인 추락참사로 서울역 지하철까지 막아섰던 장애인들의 분노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26일(월)부터 서울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홀로 시위를 시작했다.

오이도역 장애인 추락참사는 지난 2월 6일, 장애인, 시민단체의 서울역 집회와 이후에 있은 장애인들의 서울역 지하철 선로점거 등으로 크게 여론화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사상 초유로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막아서고 30여명이 모두 연행되면서 강한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관계당국과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장애인들은 허탈감을 넘어 절망적인 자괴감마저 토로하고 있다.

설연휴 오이도역 장애인수직형리프트의 케이블이 끊겨 지면으로 추락하여 타고 있던 노부부 중 할아버지가 크게 다치고 장애인인 할머니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주무관청인 철도청은 사건 발생 10시간이 지나고 할머니가 사망한 뒤에야 경찰에 신고했고 그때는 이미 사고 현장을 시공업체와 함께 모두 복원한 뒤였다.

또한 사고 유가족과 기습적으로 보상을 합의하여 사건 자체를 조작, 은폐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휠체어 홀로시위 첫날인 26일 노들 야학의 박경석씨가 정부종합청사 앞을 지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에 장애인, 시민단체는 대책위를 꾸리고 추락참사의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편의시설의 안전보장과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항구적 대책 수립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철도청은 사건의 정확한 원인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사고와 직접 관련된 공무원의 처벌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마침내 장애인들이 정부의 무성의함과 무관심에 분노하며 정부청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오이도역 추락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정문을 막아섰다

오이도역 대책위는 정부가 오이도역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무총리 산하에 전문가와 장애인 단체를 포함하는 '장애인편의시설안전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지금의 불완전한 편의시설의 안전성을 담보할 것을 촉구하고 편의시설 설치 과정에 있어서도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관련 법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법률 제 5672호. 이하 편의증진법) 역시 소관 부서가 보건복지부로만 되어 있어 실제로 건축을 담당하고 교통시설을 하는 것은 건설교통부여서 일선 행정에서는 업무의 이원화로 인해 제대로 시행조차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정부의 책임성이 지극히 미약하다며 편의 증진법 소관부서를 건설교통부로 이관해 줄 것을 강조했다.

휠체어 홀로 시위 첫날인 26일(월)에 오전에 오이도역 대책위는 세종문화회관 장애인 주차장 앞에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야외 기자회견을 갖고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부 장관과 관계 공무원을 편의증법과 장애인 복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홀로 시위는 2월 6일 선로 점거시위에 대한 구속 여부로 검찰의 골머리를 썩게 했던 장애인 노들야학의 박경석 씨가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정오 12시부터 1시간동안 진행하는 한편, 장애 여성 공감과 나머지 장애인들은 집시법에 저촉되지 않은 20m 간격으로 함께 홀로 시위를 진행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으로 삼엄한 분위기에서도 별다른 제재는 없었으나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는 휠체어 자리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박경석 씨는 "혼자서 시위를 벌여 외롭고 들락거리는 정부 고급 승용차에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목숨을 걸고 외출해야만 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휠체어 1인 시위는 릴레이로 진행될 예정이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동안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 27일 오늘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의 김지수 씨(휠체어 장애 1급)가 홀로 시위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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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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