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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인 포로를 학대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된 칩 프레데릭 하사.
ⓒ 미 CBS 홈페이지
미 CBS 방송이 28일 저녁 8시(미국 동부 시각) 이라크 주둔 미군이 각종 혐의로 체포한 현지인 포로들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60분 Ⅱ'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는 사진들은 미 제800헌병여단 병사들이 바그다드 서쪽 아부 가리브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라크인 포로들을 피라미드처럼 포개놓거나 전깃줄을 연결해 놓고 감전사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부 가리브 교도소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수십년동안 정치범들을 고문하고 처형한 악명높은 곳이다. 현재 이 곳에는 미군들이 각종 혐의로 체포한 이라크인 포로 수백명이 수감되어 있다.

한 사진은 이라크인 포로 한 명의 머리에 가리개를 씌우고 두 손에 전깃줄이 연결해놓고 상자 위에 서 있도록 명령한 모습이다. 이 포로는 "만일 상자에서 떨어지면 감전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또 다른 사진은 수감자들이 인간 피라미드 모습으로 포개져 있는 모습으로 한 남자의 피부에는 모욕적인 말이 영어로 적혀있었다.

아부 가리브 교도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한 이라크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은 포로들을 구타하고 고문했다, 땡볕 속에 몇시간씩 누워있게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포로들끼리 서로 구타하게 해 내부 규율을 잡은 식의 방법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포로 학대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된 칩 프레데릭 하사도 만났다. 프레데릭은 "우리는 이제까지 (포로를 다루는 것에 대해) 그 어떤 지원이나 훈련도 받지 못했다"며 "상관들에게 규칙이나 규정을 물어봤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CBS가 공개한 사진은 지난 해 말 촬영된 것이다. CBS는 "미군은 지난 3월 포로 학대 혐의로 미군 병사 17명을 직위해제하고 이 가운데 6명은 군법회의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처음에는 CBS의 사실 확인 요구에 응답을 거부했다. 그러나 곧 동맹군 대변인인 키미트 준장은 CBS가 입수한 사진과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는 사실로 지난 1월부터 조사가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 달 800헌병여단 소속 병사 6명이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수감자 20명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됐다"며 "이들에게는 직무유기, 잔혹행위 및 구타, 타인의 품위손상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키미트 준장은 "우리는 경악했다, 이들은 우리와 똑같은 제복을 입는 사람들로 군 동료들을 실망시켰다"며 "그러나 이들은 15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주둔 동맹군 가운데 채 20명도 안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동맹군은 명예롭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당국은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을 비롯해 아부 가리브 교도소 운영에 관여한 7명의 장교들에게 징계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국제앰네스티(AI)는 지난 3월 많은 이라크인들이 미군에 체포된 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잠 안 재우기, 구타, 요란한 음악 틀기, 장시간 머리 가리개 씌우기 등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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