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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에서 억류된 일본인 3인에 대한 뉴스를 톱기사로 올린 4월 9일자 <산케이신문>
ⓒ 박철현

▲ <산케이>는 "지금이야 말로 국내가 일치단결할 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정부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 박철현
어제(8일)밤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슬람 무장단체 '전사여단' 소속 무장괴한들에 의한 일본인 3명의 납치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전국은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현재 일본정부는 전면 비상체제로 돌입해 있으며,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곳에 대한 치안 검문검색 등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전국에 내려진 상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어제(8일) 저녁 6시 20분 외무성에 아랍계 위성방송국인 알자지라로부터 "일본인 3인이 납치되어 있는 비디오 테이프가 있으며, 이것을 저녁 9시(일본시간)에 방송할 예정"이라는 연락이 와, 10분 후 긴급대책본부가 설치되고 6시 45분경 외무성의 보고를 받은 고이즈미 총리가 급하게 수상관저에 도착, 방송시간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9시 정각 알자지라가 방송한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30여 분간에 걸쳐 진행된 비상대책회의의 결과를 10시 20분에 발표했다.

'3일 내로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 3명을 죽이겠다'고 밝힌 무장단체의 주장에 대해 후쿠다 관방장관은 "자위대는 이라크에서 인도적 지원과 재건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철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일본 최대의 인터넷 토론방인 <2채널>에서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고이즈미식 강경외교를 강하게 성토하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었다. 또 개중에는 아랍계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전사여단'의 정체를 밝혀내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보수신문들 "테러에 굴복해선 안돼"... 정부 입장 지지

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성(聖)전사여단'은 이슬람 원리주의계로 대미항쟁의 목소리를 높히고 있는 사우디 출신의 오사마 빈라덴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슬람 수니파의 테러무장단체로 알려졌다.

일본언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정부가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으나,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을 지적하고 조속히 정부가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억류되어 있는 3인중 한 명인 코오리야마(32)씨가 주간지인 <주간아사히>와 계약을 맺어 현지기사를 송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아사히신문> 측은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했지만, 하루빨리 정부가 결단을 내려주길 재촉했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와 우익성향의 <산케이>는 "절대 테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정부의 의지를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면서 일본국민의 일치단결을 요구하는 사설을 내보내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뜻을 명확히 표현했다.

현재 공식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 <마이니치>의 홍보 담당자는 오후 석간판에 여론조사 결과를 실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관해 노나카 히로무 전 자민당 간사장은 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번에 인터뷰할 때 잠깐 이야기했지만, 자위대가 파병되는 순간 군인이 아니라 NGO를 비롯한 일반인이 피해를 입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건 상식이 조금만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인데 답답하다. 그리고 이렇게 된 상황까지 와서도 철수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라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익명을 요구한 자민당의 한 중의원은 "시아파와 대립관계에 있는 수니파가 미군의 팔루자 사원 공격 때문에 연합하는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 무장단체가 수니파의 테러단체가 맞다고 판명되면 하루 빨리 철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이슬람 연합세력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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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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