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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도 문학축전'에 참석하는 현기영 문예진흥원장(오른쪽)과 이도윤 시인.
ⓒ 한국문학평화포럼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고은)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가 백령도와 광주에서 의미와 특색을 갖춘 문학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독자들의 관심이 크다.

백령도 문학축전... "분단과 해방의 의미를 묻는 행사"

한국문학평화포럼은 오는 5월 28일 황해 최북단 섬에서 '백령도 문학축전'을 연다. "광복 60주년의 의미를 묻고, 남북의 공존과 평화를 노래하기 위해서"라는 게 주최측이 전한 행사의 취지.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 사곶해안에서 열릴 문학축전에는 현기영 문예진흥원장, 문학평론가 임헌영(중앙대 교수), 시인 정희성, 이도윤, 함민복, 소설가 김영현 등 문인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평화포럼 사무총장 홍일선 시인은 "분단 50년과 해방 60년을 맞이하는 문인들의 입장을 정리한 임헌영 교수의 기조강연에 이어 북한 시인 명준섭, 리광선의 작품도 남한 작가들이 대독하게 될 것"이라는 행사계획을 전하며 "백령도에서 최초로 열리는 문학행사이니 만치 섬 주민들과 함께 하는 작가사인회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과 북의 바다가 만나는 현장에서 펼쳐질 10여명 시인들의 시낭송과 분단과 그로 인한 억압의 문제를 작품 속에 녹여온 소설가 윤정모의 소설낭독, 무속인 출신 시인 오우열의 통일기원소리굿 등은 이번 행사의 백미. 함께 어우러질 가수 김현성과 손현숙의 공연은 참석한 주민들의 흥을 한층 돋울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28일 행사에서 정희성 시인이 낭송할 시 '우리들의 그리움은'의 전문.

우리들의 믿음은/전쟁이 지나간 수수밭/죽은 내 형제의 머리맡에/미군이 벗어놓은/군화 속에 있지 않고//우리들의 소망은/끝끝내 결재되지 않을/보수정당의 서류함에 있지 않고//우리들의 사랑은/알 수 없는 기도와/못다 한 노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아직도 우리들의 울음은/이 봄에 생생하게 피어날/보리밭에 있고/시퍼렇게 시퍼렇게/물어뜯긴 선창과/파리하게 떨고 있는 공장의/캄캄한 불빛 속에 있어//우리들의 사랑은 다시금/순환하는 계절의 저 눈밭에/봄이 와서 붉게 피어날 진달래와/참호 속에 얼어붙은 젊은 기침과/돌이킬 수 없는 절망 속에 싹터//그리움은 이다지도/시퍼렇게 멍든 풀잎으로/너와 나의 가슴 속에 수런대는구나//오오 평화여 나의 생명이여

세계작가와의 대화... "아시아의 연대를 통해 아픔의 역사 극복"

민족문학작가회의가 26일부터 진행할 '제12회 세계작가와의 대화'는 아시아의 연대와 역사적 상처의 극복을 주요 모토로 하는 행사다. 작가회의는 이번 행사에 카자흐스탄의 술탄 카리예프 시인과 우즈베키스탄의 마르자예프 시인, 러시아 소설가인 갈락치오노바와 <붉은 수수밭>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중국 작가 모옌을 초청했다.

이들 중 술탄 카리예프, 마르자예프 시인은 26일 저녁 7시 서울 아현동 작가회의 강의실에서 '민주주의와 문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는다. 초청된 작가들은 28일엔 자리를 광주로 옮겨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한국문학, 낯선 영토와 만나다'라 이름 붙인 본행사에 참석할 예정.

"미국과 유럽에 국한돼 있는 문학의 편식현상을 극복하고 아시아 대륙의 새로운 문학적 상상력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회의가 밝힌 행사기획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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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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