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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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쇼인은
한희원 내정자가 존경하는 요시다 쇼인은 지금의 일본을 만든 주역 중 하나다. 서구식 개혁을 추진하면서 조선·대마도·오키나와·타이완·청나라 등을 압박했던 1868년 이후의 메이지 시대는 그의 머릿속에서 상당 부분 설계됐다. 그래서 그는 무신정권인 도쿠가와 막부가 붕괴하고 일왕(천황)이 정치의 중심이 된 메이지 시대에 주요 선각자로 추앙됐다.
앤드루 고든 하버드대학 교수의 <현대 일본의 역사>는 당시의 일본을 이끈 세력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지사 집단은 카리스마를 지닌 조슈번의 학자 겸 사무라이 요시다 쇼인의 제자들"이었다며 "요시다 자신은 1859년에 막부가 반대파를 대거 숙청할 때 처형당했다"라고 한 뒤 "하지만 추종자들은 그의 뜻을 이어받아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메이지 정권을 공고히 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평한다. 바로 그 세력이 조선을 멸망시키는 주역들로 성장했다.
한희원 내정자의 강연에서도 언급됐듯이 요시다 쇼인의 제자 중 하나가 이토 히로부미다. 동아일보사 기자 출신의 역사 저술가인 이종각의 <이토 히로부미>는 이토가 10대 때 쇼카숀주쿠에 들어간 일을 설명하면서 "이토는 막말유신 시기에 활약하게 되는 다카스기 신사쿠, 구사카 겐즈이,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요시다 쇼인 문하에 들어가게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막부 말기와 메이지유신 시대를 주름잡게 될 요시다 쇼인 문하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정신적 무장을 했던 것이다.
이 책은 이토 히로부미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친 요시다 쇼인의 가르침을 아래와 같이 인용한다. 요시다의 지론인 정한론에 관한 것이다.
"진구황후가 삼한을 정벌하고 도키무네가 몽골을 섬멸하고 히데요시가 조선을 정벌한 것은 호걸이라 할 만하다."
"옛날 성시(盛時)와 같이 조선을 공격하여 공물을 바치게 하고 북쪽으로는 만주 땅을 손에 넣고 남쪽으로는 타이완과 루손제도를 취하여 일본 땅으로 삼아 더욱 진취의 기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옛날 전성기에 일본이 조선을 공격해 조공을 받았다는 요시다 쇼인의 언급은 거짓이다. 일본이 선물을 하면 한민족이 답례한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옛날 성시와 같이" 조선·만주·대만·필리핀을 일본 땅으로 만들자는 그의 주장은 거짓에 기반을 두고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거짓을 기초로 일본제국주의가 한국과 아시아를 실제로 침략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아베 신조가 추종한 인물
한국을 정복하자는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이 빈말이 되지 않고 실제로 구현됐다는 사실은 일본 극우세력이 지금까지도 정한론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실감케 해준다. 그런 요시다 쇼인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는 인물이 오는 19일에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이 된다고 하니 경북도민들이 황당해하고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 못지않게 요시다 쇼인의 사상을 추종했던 인물이 있다. 아베 신조가 바로 그다. 노다니엘 전 홍콩과기대 교수는 <아베 신조의 일본>에서 "나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인물로 요시다 쇼인과 기시 노부스케를 꼽았다"라며 "아베의 이념주의 특히 그의 우익 사상은 요시다 쇼인에 대한 사상적 동경에 바탕을 두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요시다 쇼인을 존경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은 한국 침략은 물론이고 아시아·세계 침략도 당연시한다. 그에게서 공부한 이토 히로부미, 그를 동경했던 아베 신조의 행보는 요시다 쇼인을 존경한다는 것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를 시사한다.
요시다 쇼인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한국 독립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 리 만무하다. 그런 사람들을 독립운동기념관장에 앉히는 일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징표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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