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1 11:01최종 업데이트 24.05.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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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두 번째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같은 날 오후 수사단장 자격으로 해당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의 출석도 예정돼 있어 대질조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사령관은 21일 오전 9시 20분께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는 지난 4일 김 사령관을 소환해 15시간 동안 조사했는데, 이날 출석은 그로부터 17일 만이다. 


김 사령관은 'VIP(윤석열 대통령 지칭) 격노설'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공수처로 들어갔다.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말한 것이 맞나.
"..."

- 이 전 장관의 이첩보류 지시를 외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

- 박정훈 대령의 (대통령) 격노 주장은 거짓이라고 보는 건가.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이 사건 수사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조사결과를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는데, 다음 날 이 장관은 돌연 이첩 보류와 언론 브리핑 및 국회 보고를 취소시켰다. 

이 과정에서 박 대령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가 격노하며 (이종섭)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밝혀왔다. 반면 김 사령관은 군검찰 조사에서 "VIP 자체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날 공수처는 김 사령관과 박 대령의 대질조사를 통해 VIP 격노설과 이종섭 등 윗선으로부터 지시 내용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대질 염두... 박정훈 '언제든 하겠다' 답해"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정례브리핑을 통해 "반드시 대질을 하는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대질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박 대령에겐 '대질하니 나오시라'고 부탁한 게 아니라 별도의 목적이 있어 소환한 것이다. (박 대령에게) '추가 조사 필요성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그분도 '언제든 하겠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령관을 상대로 한 이날 조사와 관련해선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물어볼 사안이 발생했고 (1차) 조사 내용을 재검토해 질문지를 다시 조정했다"라며 "질문지 분량이 지난번 (1차 조사 때) 준비했던 것(200여 쪽)에는 미치지 않지만 상당한 정도로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종섭 전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차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의 소환 여부에 대해선 "일정이 확정된 주요 피의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의 재의요구(대통령 거부권)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소환 또는 대통령실 강제수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말을 아꼈다.

박 대령 동기들 "김 사령관, 진실 말해달라"

한편 박 대령과 같은 기수의 해병대사관81기동기회는 이날 국무회의가 열린 정부서울청사에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령관에게도 "진실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기회 박세환씨는 "김 사령관님,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해병대가 이런 모욕을 받도록 방치할 생각인가. 도대체 언제까지 수사에 불려 다니며 무적 해병정신을 논할 것인가"라며 "이제라도 해병대의 명예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자유와 정의의 목소리로 진실을 말해달라"고 말했다.
 

"김계환 사령관님, 해병대 모욕 방치할 겁니까" [현장영상] ⓒ 소중한, 복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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