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가 9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한일 경제교류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2.10.9
연합뉴스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혐한 서적을 쓴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는 '재팬 비즈니스 프레스'가 발행하는 <JBpress>의 11일 자 기고문에서 이번 선거와 관련해 '대파'를 거론했다.
'친일파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서 잘못됐을까'라는 기고문에서 그는 대파와 더불어 양파(다마네기)도 함께 언급했다.
기고문에 나오는 양파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까도 까도 계속 문제가 나온다는 뜻으로 이 단어를 거론했다. 무토 전 대사는 3월 초순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의 선거 전망이 좋았다고 한 뒤 "양파남이라고 불리는 조국 씨가 조국혁신당을 세우고 비례 후보자를 내세웠을 때부터 혁신계 야당에서 힘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윤석열 정권의 참패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당의 참패가 한일관계 전반은 아닐지라도 한일 역사전쟁에는 영향을 주리라는 판단을 드러냈다. 그는 "외교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일한관계의 개선은 윤석열 정권의 성과다"라며 "이것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총선이 한일 군사협력 같은 데는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본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문제와 관련된 한일관계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태도를 바꾸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강제징용·위안부·독도·역사교과서 같은 사안에 대한 한국 국내의 반발이 상당하므로 윤 대통령이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일본 측의 양보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의 공식 발언이나 전 주한대사의 기고문에서 느껴지는 것은 일본 측이 불안감을 품고 있으면서도 윤 대통령에게 여전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고, 그가 이룩한 결과물도 있으므로 그가 지금 상황을 계속 유지해 나가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 같은 낙관론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에 대한 믿음이다. 그가 쉽사리 변치 않으리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명확해졌듯이,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중도층도 윤 대통령을 비토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공세가 강해지면 보수진영이 단결하게 되지만, 중도층의 비토가 거세지면 보수진영도 동요하기 마련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의힘 내부의 정세 판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상대 진영의 세 확장보다는 자기 진영의 내부 단속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에 대한 윤 대통령의 태도가 아니라 앞으로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범주라고 할 수 있다.
무토 전 대사는 양파남의 등장이 윤석열 정권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것이 한일 역사문제에 영향을 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일관계에서 일본을 어렵게 만든 장본인은 '양파남'이 아니라 '대파남'이다. 자신에 대한 찬성을 일본에 대한 찬성과 일체화시킨 상태에서 국정 혼란을 자초해 민심이반을 초래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의 진정한 장애물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한일관계에 영향이 생기면 미·일·한 협력과 미·일·필리핀 협력의 양 날개로 동아시아 전략을 수행하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금 일본 정부는 4·10 총선이 자국에 줄 영향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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