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1일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경축 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2021.7.1
연합뉴스
탐원공정 심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5월 29일자 <치우스(求是)> 기사인 '시진핑 총서기, 중화문명 탐원공정의 심화에 대해 상세 설명(習近平總書記詳述深化中華文明探源工程)'에 따르면, 탐원공정 심화를 위한 제39차 집체학습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 상고사의 기원을 탐구하는 이 프로젝트를 한층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획득한 성과는 아직 초보적이고 단계적이며, 해결을 기다리는 역사적 수수께끼가 여전히 많다"면서 "허다한 중대 문제들이 실증과 연구를 통해 공통 인식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은 하나라를 자신들의 최초 왕조로 생각한다. 중화문명 탐원공정은 하나라 이전을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중국문명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 그 목표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2018년 5월 28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관으로 연구성과가 발표된 이 공정을 업그레이드 하라는 것이 시진핑의 주문이다.
시진핑은 학자들의 추가 연구를 주문하는 한편, 지금까지 도출된 성과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킬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화문명을 전승하기 위한 농후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중화문명 탐원공정의 연구 성과를 광범위하게 선전하며, 대중 특히 청소년을 교육하고 인도하여 중화문명을 더 잘 이해하고 일체감을 느끼도록 하며, 중국인의 진취성·기개·잠재력을 증강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세계인들이 중국을 재평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를 향해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우며 존경할 만한 중국의 이미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로 급격히 추락한 중국의 이미지를 탐원공정 성과물을 통해 되살릴 의도도 있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세계화 노선을 추구하던 미국이 방향을 선회해 중국·러시아를 소외시키는 블록화 노선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입지가 경제·군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중국 상고사를 활용해 중화민족주의를 북돋우는 방법으로 이런 위기에 대처하는 한편, 이를 국민통합으로 연결시켜 10월 제20차 당 대회 때 집권 연장을 관철시키려는 시진핑의 의중이 27일 집체학습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의도는 한국 같은 이웃나라들과의 충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탐원공정 자체가 이웃나라들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다.
한국 자극하는 요소들
중국공산당 산하 노동자 조직인 중화전국총공회(中華全國總工會)가 발행하는 인터넷 기관지 중공망(中工網)에 게재된 '중화문명 탐원공정 성과 발표, 5천년 문명이 절대 허언이 아니다(中華文明探源工程成果公布 五千年文明絕非虛言)'에 따르면, 2018년 5월 28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발표한 탐원공정 성과 중 하나는 아래와 같다.
"우선, 고고학 자료를 통해 중화대륙 5천년 문명을 실증했다. 탐원공정 연구팀은 지금으로부터 5800년 무렵 황하, 양자강 하류 및 시랴오강 등의 지역에서 문명 기원의 흔적이 출현했다고 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300년 전 이후로는 중국대륙 각 지역이 계속해서 문명 단계에 진입했다.
지금으로부터 3800년 전 무렵에는 중원 지역에서 보다 성숙한 형태의 문명이 형성되어 사방을 향해 문화적 영향력을 발산했으며, 이것이 중화문명 전체 과정의 핵심이자 지도력이 되었다."
약 3800년 전부터 황하 지역의 한족 문명이 지금의 중국 전역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고고학을 통해 실증됐다는 내용이다. 문헌 연구가 아니라 고고학적 탐구의 결과로 그것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론은 지금의 중국이 서방세계의 압력으로부터 자국민을 결집시키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신장위구르 등을 중국 한족과 분리시키려는 미국과 서방세계에 맞서, '3800년 전부터 한족이 중국대륙을 이끌었다'는 논리를 앞세워 중국의 분열을 저지하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