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영
"첫 투표, 무조건 한다... 차악을 선택하는 게 선거"
실제 만나본 스무 살들은 이번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여러 지역 출신 대학생과 직장인 등 2000년생 14명을 만나 정치·사회·문화 등 여러 주제에 관한 스무살의 생각을 물어봤다(아래 등장하는 심층 인터뷰 대상자 상세 프로필은 기사 하단 덧붙이는 글 참고).
D(남)씨는 "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 최소한의 권리"라면서 "투표 한다고 바뀌느냐고 하는데, 한 명 한 명 자기 생각을 확실히 표출해야 그게 모여서 추세를 만들어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I(남)씨는 "당연히 투표할 것이다, 지역구 후보가 맘에 들지 않아도 투표할 것"이라며 "투표권은 차악을 선택할 권리이고, 가장 나쁜 사람을 떨어뜨린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던 K(남)씨도 "첫 투표이고, 우리 세대의 의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 가장 확실한 방법이 투표인 것 같다"며 "우리를 대신 해서 얘기하는 정치인은 없다, 투표를 잘 하면 현실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무살은 어디에 투표할까? F(여)씨는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을 것이고,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무능한 정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위선적인 면이 드러나긴 했지만 복지예산을 늘리고 소득주도성장이란 구호를 내세웠다, 북한의 김정은과도 여러 번 만났고 미국과도 어느 정도 등을 지면서 내야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 한국정치를 지배해온 상식들을 깨는 정치를 해왔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차악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던 I씨는 "이번 정권은 맘에 안 드는 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른쪽 당을 찍지는 않겠다, 파란당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랑은 민주당 상징색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는 "제주도에 가보면 실제 경기가 최악"이라며 "이번 정권이 경제를 못 하기는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권심판 투표" 분위기는 있지만... 갈 길 잃은 표심
'정권심판 투표'를 하겠다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분야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K씨는 "문재인 정부가 못하는 건 일자리문제와 경제"라며 "잘 하는 부분은 생각이 안 난다"고 말했다. D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내 생각엔 이 정부가 기대를 배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적폐를 몰아내고 들어선 정부인데 이전 정부보다는 낫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 남은 3개월 동안 바뀔 수도 있지만 당장 투표를 한다면 정권심판론 투표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스무 살의 표는 정권심판을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 제1야당으로 향할까?
K씨는 "자유한국당(이후 미래한국당으로 통합)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보수정당이 잘 하리라는 확신도 없다, 실력을 입증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투표는 반드시 하겠다, 정권심판 쪽으로"라고 했던 E(남)씨는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찍겠다는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이나 요즘 나온 새로운보수 쪽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을 안 찍는 이유는 "너무 과거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인터뷰 당시엔 자유한국당이었던 제1야당은 2월 17일 새로운보수당 등과 통합해 미래통합당이 됐다. 정권심판은 하겠지만 자유한국당은 찍지 않겠다던 스무살은 어떤 마음일까? E씨는 지난 18일 전화통화에서 "미래통합당이 돼 과거보다는 나아진 것 같은데, 안철수 쪽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라며 "미래통합당에서 유승민의 요구가 반영되는지, 어떻게 하는지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스무살들에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조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투표가 제1야당으로 향하리라 보기는 확실치 않아 보인다. 앞서 살펴봤듯 스스로 보수적이라 평가하는 스무살들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고, 보수/진보의 이념분포 또한 기성세대가 보여온 지역 구도를 따라가지 않는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합당한 미래통합당은 아직 '박근혜 추종'과 '과거지향'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원인 M(여)씨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누굴 뽑을지 고민중이다. 비례대표는 물론 녹색당이지만, 살고 있는 강화도에는 녹색당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다. M씨는 "여기는 보수색이 강한 곳이지만 자유한국당을 찍을 순 없다,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고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배려하지 않는 정당"이라며 "이 부분은 민주당도 좀 비슷하긴 해서 지역구 투표는 좀 고민이 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