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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버의 로고. 지난 5월 10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으나, 사업모델에 대한 의혹은 계속해서 증폭되고 있다.
 우버의 로고. 지난 5월 10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으나, 사업모델에 대한 의혹은 계속해서 증폭되고 있다.
ⓒ 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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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버에 매우 특별한 해다. 올 3월 창업 10주년을 맞은 데다가, 두 달 뒤인 5월 10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경사도 누렸기 때문이다.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이래 야심찬 플랫폼 사업들이 수없이 떴다 졌으나, 우버만큼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사례는 없었다. 

우버는 손바닥 위 화면 하나로 전세계를 잇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이 신화는 아주 단순한 착상에서 출발했다. 휴대폰을 이용해 승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사용자 위치를 기록하고 표시하기 때문에, 승객과 자동차가 어느 지점에 있고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어느 곳에 있다고 말할 필요도, 내가 어디로 가겠다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사람들이 한 푼이라도 벌고 싶어하고, 나가는 돈은 한 푼이라도 줄이려 하며, 제 몸은 최대한 적게 움직이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우버는 이 욕구들을 상호 연결하는 것을 수익모델로 삼았다. 감사하게도, 스티브 잡스가 이들을 중재할 훌륭한 수단을 선사해 준 터였다. 

이미 보장된 수요와 공급이 있으니 성공은 당연한 귀결인 듯했고, 모는 사람이나 타는 사람에게 행복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보였다. 운전자는 '어차피 운전할 길'에 용돈벌이라도 해서 좋고, 승객은 택시비보다 싼 값에 택시같은 서비스를 간편히 이용할 수 있을 터였다. 이만큼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황이 또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다. 이 꿈의 회사가 원성과 (한국을 뺀) 세계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과 런던의 우버 운전자들은 '도저히 못 살겠다'며 노조를 조직하려 하고, 호주에서는 5월 초 6천 명이 넘는 택시기사들이 우버에 집단소송을 걸었다. 보상 액수가 수억 달러에 이르러, 호주 사상 최대규모의 피해 소송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버의 기업공개 이틀 전인 8일에는 기사들이 스마트폰을 꺼놓고 승차를 거부하는 국제적 연대 파업까지 벌였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우버 기사들만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버의 주식상장 하루 전 "공유경제는 사기"라는 험악한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경제부 편집자가 직접 쓴 글이었다. 

하지만 가장 뼈아픈 지적은 우군으로 여겼던 보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나왔다. 이 신문은 5월 4일 "과연 우버가 수익을 낼 수 있을까"라며 회의적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뉴욕대의 어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를 인터뷰했다. 기업 가치평가의 전문가인 그의 판단은 냉혹했다. '우버의 문제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사업모델 자체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우버로 돈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건 우버라는 특정 회사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공유경제라는) 사업모델 자체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디언> 미국판의 경제 에디터 도미닉 루시는 우버를 겨냥해 "공유경제는 잊어라. 방임주의의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썼다.
 <가디언> 미국판의 경제 에디터 도미닉 루시는 우버를 겨냥해 "공유경제는 잊어라. 방임주의의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썼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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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0억 까먹는 '좀비 회사'

우버는 돈을 못 버는 회사다. 못 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마어마한 적자를 내는 회사다. 지난 3년간 낸 누적 적자만도 100억 달러(12조)에 이른다. 액수가 커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일년에 4조 적자면 하루에 100억 원 이상을 까먹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우버는 새로운 별명을 얻고 있다. '좀비 기업'. 사업에서는 돈을 까먹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돈을 끌여들여 몸집을 불리는 회사라는 이야기다. '공유경제'와 '유니콘 기업'의 표상이 된 우버가 (한국에서는 '4차산업혁명'도 추가) 지속적으로 피를 빨아야 연명하는 좀비였단 말인가? 

사실 우리는 유사한 사례들을 여럿 보아왔다. 사회에는 해악을 끼치면서 주가만 부풀려 재미를 보는 '주주자본주의'의 폐해 말이다. 실체가 없는 회사일수록 수사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찬란한 미래와 눈부신 가능성을 보여줘야 현실로부터 눈을 돌릴 수 있고, 그래야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 나온 <플랫폼 경제: '공유경제'의 수사학과 실체>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저자들은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등의 개별 기업만이 아니라, 그들이 표방한 '공유경제'라는 수사 뒤에 감춰진 어두운 현실을 폭로한다. 결론은 플랫폼 경제가 세계로 번져가는 '좀비 자본주의(zombie capitalism)'의 양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버가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할 회사일까? 단지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을 뿐, 전반적으로 사회에 기여 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승차공유로 택시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고, 우버 기사 역시 저임금 노동으로 고통받지만, 승객과 국가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승차공유 서비스는 '어차피 다닐 차'의 빈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므로 도로 체증이 줄지 않을까? 이에 따라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줄어 삶의 질도 높아질 터이고,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어 대기오염이 개선되지 않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동차 무소유의 시대'에 한발 더 다가가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도로 정체 심해지고 되레 자동차 소유는 늘어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수록된 논문. 저자들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도로 정체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결론지었다.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수록된 논문. 저자들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도로 정체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결론지었다.
ⓒ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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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꿈같은 시나리오는 '공유경제'를 표방한 거의 모든 업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고, 이를 지지하는 언론, 교수, 정치인들이 앵무새처럼 되뇌는 이야기다. 하지만 통계가 말해주는 현실은 정반대다. 

우버나 리프트가 성업해 온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등의 대도시에서 차량은 늘고 도로체증은 악화됐다. 2019년 5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승차공유 서비스가 확대된 후 평일 도로정체율은 22%에서 62%로 증가했다. 뉴욕시는 체증이 너무 심각해져 운전자에게 '혼잡통행세'까지 부과하기로  한 상태다. 

게다가 '공유경제'가 활성화된 지난 5년간 자동차 소유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자동차 증가비율이 인구 증가율을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가경제는 어떨까? 우버나 리프트는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고용형태를 고집한다. 그것은 아예 고용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우버, 리프트 운전자들은 직원이 아닌 '자유계약자' 신분이다. 다시 말해 모두가 '사장'인 셈인데, 이 경우 직접고용에 비해 과세가 복잡해지고 불투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공유서비스 운전자가 차창에 우버와 리프트 스티커 모두를 붙여 놓았다. 고용불안이 '공유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지만,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유서비스 운전자가 차창에 우버와 리프트 스티커 모두를 붙여 놓았다. 고용불안이 "공유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지만,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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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 서비스는 기존의 택시 기사 두 명이 받던 월급을 서너명에게 쪼개주고 회사가 20-25%이상을 챙기는 구조로 운영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저 수입이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명의 정규직을 서너명(이 수는 계속 늘어난다)의 비정규직으로 쪼개면서 최저임금, 건강보험, 산업재해, 퇴직금 등 사용자가 응당 져야 할 책임마저 회피하는 것이다. 

일자리가 불안정해지고 세금 징수가 어려워지는 데 경제에 도움이 될 턱이 없다. 우리는 '공유경제'를 말할 때 디지털 기술이나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떠올리곤 하지만, 사실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법률 회피의 기술'이다. 그래야만 생존이 가능할만큼 허술한 수익모델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가 우버와 리프트에 최저임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 두 회사가 격렬히 항의하며 소송까지 건 데에는 이런 까닭이 있다. 최저임금에도 벌벌 떨 만큼 인건비를 쥐어짜면서도 매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한한 회사가 주식시장에서는 '유니콘'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린다. 과거에는 '거품'으로 비판 받던 것이 이제 찬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공유경제'라는 좀비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우버 기업가치, 현대자동차 6배"
"우버 기업가치 135조…'차 빅3' 합친 것보다 많아"
"'규제 방목' 해외 공유경제 훨훨...단숨에 유니콘기업"
"유니콘 등극 우버·리프트…한국 기업은 규제에 '전전긍긍'"


한국 언론이 우버를 바라보는 눈빛은 말 그대로 '하트 뿅뿅'이다. 여기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 그냥 이뻐 죽겠고 부러워 죽겠다는 투다. 그저 '규제 투성이'의 한국사회가 밉고 한심해 보일 뿐이다. 

사업모델의 건전성과 사회적 영향을 냉철히 분석해야 할 지식인은 눈이 풀린 상태에서 '기술찬가'를 부르고, 정부는 세수입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문제는 아랑곳 없이 '규제타파'를 외치며 국가정책으로 후원하기까지 한다. 
 
 우버나 '공유경제'에 대한 한국언론의 보도행태는 무비판적 찬사에 가깝다. 그들에게 공유경제는 지속적 '탈규제'를 요구하는 좋은 구실이 된다.
 우버나 "공유경제"에 대한 한국언론의 보도행태는 무비판적 찬사에 가깝다. 그들에게 공유경제는 지속적 "탈규제"를 요구하는 좋은 구실이 된다.
ⓒ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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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은 그랬다 해도, 앞으로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가능한 반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등도 꽤 오래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애초에 단기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전략까지 세웠기 때문이다. 

필자는 '장기적 사업 모델'을 열렬히 지지하는 학자다. 심지어 단기수익에 매몰된 한국기업과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는 칼럼까지 썼다. (삼성이 애플을 못 따라잡는 이유 http://bit.ly/pdSDIV) 그러나 이른바 '공유경제'에는 상황이 개선될 근본적 토대가 결여되어 있다. 다음 글에서 이 문제를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우버와 리프트만이 문제일까? 타다와 (비록 중단상태지만) 카카오카풀 등은 '좀비 경제'의 폐해에서 자유로울까? 우리는 기업이 유포해온, 그 달콤한 수사학 뒤에 가려진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좀비'에게 피를 빨리고 버려질 뿐 아니라, 스스로 좀비의 대열에 가담하는 비참한 결과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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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주립대(베런드칼리지)에서 뉴미디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몰락사>, <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를 썼고, <소셜네트워크 어떻게 바라볼까?>와 <미디어기호학>을 한국어로 옮겼습니다. 여행자의 낯선 눈으로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