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04 19:52최종 업데이트 24.03.0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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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을 아시나요? 다이렉트 메시지(Direct Message)의 약자인 디엠은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저들이 1대 1로 보내는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4월 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로 가겠다는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DM 보내듯 원하는 바를 '다이렉트로'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마이뉴스>는 시민들이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을 진솔하게 담은 DM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전세사기 피해자가 22대 국회에 보내는 DM(다이렉트 메시지) ⓒ 오마이뉴스

 
22대 국회의원 후보자들께,

안녕하세요? <전세지옥> 작가 그리고 원양상선 선원 최지수입니다.


제 몸은 인도양을 밟고 서 있는 배 위에 있습니다. 다만, 언젠가 다시 돌아갈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전세사기 피해 구제책, 전세법 개정, 사기꾼 엄벌에 관한 정책 제안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냅니다.

지난 2월 21일 국토교통부의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에 따르면, 1만2000명이 넘는 국민이 '전세사기피해확정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9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집 중 역전세 위험이 있는 가구는 65만4천호, 깡통전세가 될 위험이 있는 가구는 11만2천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료만 봐도, 언제 어디서든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부산에서 백 억대의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일평생 모은 돈이 허무하게 사라질 걱정에 피해자들은 매일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와 21대 국회 여당 의원들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봄'을
 

눈물 보이는 전세사기 피해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28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위원회 측은 이날이 전세사기 첫번째 피해자가 세상을 떠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피해자를 위한 조속한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전세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경매 낙찰금으로 전세금의 30%만 우선적으로 변제하자는 법안조차도 정부와 여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총선 캐치프레이즈가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고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봄이 오면 중지된 경매는 재개되고 저와 고인들이 이미 겪은 고통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겪게 될 것입니다.

22대 국회에서는 신속히 선구제 후회수 법안을 통과시켜 피해자들도 봄을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기존의 전세계약이 모두 끝나는 2년 후에는 '전세사기'라는 단어가 사장될 수 있도록 전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주세요. 한 사람이 수백채의 주택 소유할 수 없게 1억 미만의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을 여러 채 소유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합니다. 

청년전세대출은 19세부터 가입이 가능하지만, 정부의 디딤돌 매매 대출은 30세부터 가입이 가능합니다. 수많은 20대들이 전세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디딤돌 매매 대출 연령을 낮춤으로써 고칠 수 있습니다.

또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 가장 후순위에 있는 세입자의 권리를 은행과 동등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결과로 세입자의 권리가 보호되고 은행이 집 투기꾼들에게 과도한 대출을 해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전세사기 피의자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해야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유예... 경매법정 향하는 시민 정부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를 유예하기로 한 4월 20일 오전 시민들이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3.4.20 ⓒ 연합뉴스

 
더불어 사기꾼들에 대한 법적 처벌도 강화해야 합니다. 수백 명에게 800억 상당의 전세사기를 친 세모녀 전세사기 피의자에겐 겨우 10년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15년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사기는 단순 금품의 피해만이 아닌, 피해자들의 고통의 무게까지도 가중하여 법정 최고형을 무기징역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사기는 경제적 살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세사기로 2023년 한 해에만 일곱 분이 운명을 달리하셨고 저 또한 괴로움에 옥상 난간에 올라가봤기에,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사기사건으로 피해자가 사망한다면, 사기죄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사기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도 없고 그런 사회가 온다고 해도 결코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사기꾼들이 안심하고 사기를 칠 수 있는 솜방망이 처벌을 바꿔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요.

사담이지만, 저는 이번 달 전세사기로 생긴 모든 빚을 갚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꿈을 위해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제가 돌아간 고국은 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희망찬 곳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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