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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부동산 투기에 칼을 빼다

기획부동산, 알박기 등 탈세혐의 96명 전격 세무조사 실시

등록 2024.03.13 12:00수정 2024.03.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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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종청사의 국세청 ⓒ 국세청

 
부동산 시장의 투기와 탈세에 대해, 국세청이 전격 세무조사에 들어간다. 대상은 서민생활에 피해를 입히며 폭리를 취해 온 기획부동산을 비롯한 부동산 투기, 탈세혐의자 96명이다. 

13일 국세청이 밝힌 부동산 탈세 유형은 크게 4가지. 첫째는 개발가능성이 없는 토지를 싼값에 사들인 후, 지분으로 쪼개 3배 이상 고가에 팔아넘긴 기획부동산 23명이다. 노년층 퇴직자 등 수백여명은 이들 부동산 업자에 속아 넘어갔고, 피해액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 

둘째는 재개발 지역의 주택과 토지를 사들인 후, 여러 이유를 들어가며 사업을 지연시키고 컨설팅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알박기 혐의자 23명이다. 이들도 세무조사를 받게됐다. 

셋째, 무허가 건물이 등기가 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수십억 원의 양도차익을 탈루한 32명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부실법인과 무자력자 등을 거래 중간에 끼워놓고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18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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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탈세 사례 ⓒ 국세청


국세청 자산과세국 한지웅 과장은 "최근 2년 동안 주택거래량이 줄고,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탈세는 더욱 지능적, 악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획부동산과 알박기를 통한 폭리를 취하고,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고령의 여성 일용노동자 A씨는 지난 2022년 12월 기획부동산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지방 소재지의 토지 지분을 수천만원 들여 사들였다. 하지만 해당 토지 지분의 경우 6명이 공동소유하면서 재산권 행사가 쉽지 않을 뿐더러, 토지는 하천부지로 개발가능성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수년동안 어렵사리 모은 수천여만원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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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탈세 사례 ⓒ 국세청

 
B씨는 지난 2022년 11월 지방 중소도시 토지를 수천만원에 사들인 후, 소유권을 재개발 시행사에 넘기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이후 2023년 4월에 토지 양도금액에 이어 용역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요구해 받아냈지만, 세금은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B씨가 알박기로 150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웅 과장은 "부동산 투기와 탈세는 서민 주거안정을 해치는 악의적인 행태"라며 "기획부동산의 경우 보전 압류 및 현금징수를 통해 조세 채권을 미리 확보하고, 조세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 고발 등 강력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특이 동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나갈 것"이라며 "세금 탈루 사실이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와 함께 국토부,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검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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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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