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국힘도 "연구예산 5조2천억 삭감, 연구 지속성 저해" 비판

[대정부질문-경제] 김근태 의원 "예산 나눠먹기? 근거도 실사례 아닌 예시 자료"

등록 2024.02.23 17:30수정 2024.02.23 19:22
3
원고료로 응원
 
a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R&D(연구·개발) 분야 예산의 급격한 변화가 과학 기술의 연구 지속성과 예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저해했다는 우려가 많이 있습니다."(김근태 국민의힘 의원)
"군살을 빼고, 근육을 붙여가는 그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한 부분이 있습니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부가 지난해 8월 R&D 분야 예산을 5조2000억원 삭감한 데 대해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카르텔' 언급 이후 5일 만에 예산안을 급격하게 감축하면서 과학기술의 연구 지속성 등이 저해됐으며, 관련한 근거 사례 또한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23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3월에 나온 2024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선 (R&D) 예산 확대 기조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런데 3개월 후 대통령께서 '나눠먹기식 R&D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리고 다음 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관부처에 R&D 재투자안을 5일 만인 7월3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장관은 5일 만에 예산안을 정교하게 재편성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예산 나눠먹기' 실사례 없어" - "관련 리스트 국회에 제출"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오해가 있는데, 5일 만에 재편성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직원들이 합심해 굉장히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서 준비하게 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재편성된 안을 바탕으로 정부는 지난해 8월 R&D 분야 예산을 5조2000억원 삭감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연구 지속성과 예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저해됐다는 지적이다. 


이 장관은 "불가피하게 한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는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연구하는 분들이 걱정 없이, 예측 가능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산 삭감의 근거로 'R&D 카르텔'의 '예산 나눠먹기'를 거론했지만, 이와 관련한 실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의원은 "관련 사례는 예산안 조정이 발표된지 4개월 뒤 나왔는데, 자료를 보면 이마저도 실제 사례 중심이라기보다는 예시에 가까운 자료"라며 "과학기술계 입장에선 이 자료만 보고선 수조원의 예산 조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수 있다 생각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기업 내에서 부정하게 연구비를 집행하는 사례들이 여럿 나왔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리스트를 만들어 국회에도 제출하고, 언론에서도 공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외과 수술식 처벌' 제안에도 이종호 "파악하기 굉장히 어렵다"
 
a

2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2.23 ⓒ 연합뉴스

   
이어 "그 외에도 투명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지 않았나 판단하고, 제도를 함께 고치고 있다"며 "큰 학회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두루 참여한 상황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혁할 수 있도록 제도도 바꿔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괄 삭감이 아닌 문제 예산에 대한 '핀셋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일괄 삭감 방식보다 '나눠먹기'를 구체적으로 밝혀내 보조금을 환수하고, 처벌하는 등의 세밀한 외과 수술식의 접근 방법이 선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장관은 "그렇게 하면 원칙적으로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한 방법 같은 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가능한 앞으로 그런 일이 줄어들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날 김 의원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야당 쪽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R&D 예산 조정과 관련해 과학 기술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세계 1위 원전 기술을 단 한 편의 영화로 내다버린 정당"이라며 "민주당이 R&D 예산 조정을 정쟁으로만 이용하려 든다면, 이는 연구자들을 우롱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제 질의에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면 해량해달라"며 "그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진심으로 바라는 젊은 의원의 혈기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질의를 마무리했다.
#연구개발 #예산 #윤석열 #카르텔 #국민의힘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