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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52년 만에 왕위 교체... 프레데릭 10세 즉위

마르그레테 2세 여왕 퇴위로 프레데릭 10세 즉위... 특수부대 출신 왕·평민 출신 왕비

등록 2024.01.15 10:08수정 2024.01.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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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왕세자 부부 ⓒ EPA=연합뉴스

 
프레데릭 10세가 덴마크의 새 국왕으로 즉위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각) 마르그레테 2세 여왕(83)이 공식적으로 퇴위 문서에 서명함에 따라 프레데릭 10세(55)가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서 덴마크의 국왕으로 즉위했다고 보도했다.

코펜하겐의 거리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모여 프레데릭 10세를 환영하고 거의 900년 만에 자진 퇴위하는 덴마크 군주인 전임 마르그레테 2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마르그레테 2세는 즉위 52주년인 이날 퇴위하지만 '여왕' 칭호는 그대로 유지한다.

<가디언>은 "정확히 오후 3시, 크리스티안보르그 궁전 발코니의 문이 열리고 새 국왕이 손을 흔들며 나오자 밖에 서 있던 수천 명의 환호성과 은색 색종이 조각이 터져 나왔다. 왕관을 쓰고 샴페인을 마신 사람들은 국기를 흔들었다"고 전했다.

프레드릭 10세 "미래를 통합하는 왕이 되겠다" 선언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퇴위한 여왕에게 "깊고 헌신적인 감사"를 표하고 새 국왕을 찬양한 후 "프레데릭 10세 국왕 만세"라고 외쳤다. 이어 프레데릭 10세는 어머니와 부인,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 후 흰 옷을 입은 메리 왕비(51)와 네 자녀, 크리스찬 왕세자(18)와 이사벨 공주(16), 쌍둥이 조세핀 공주와 빈센트 왕자(13)가 그를 뒤따랐다.

호주 출신인 메리 왕비는 덴마크 왕비 최초의 평민 출신이다. 친구의 소개로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호주를 방문한 프레데릭 10세를 만나 연애를 시작해 2004년 결혼했다. 프레데릭 10세 부부는 2012년 한국을 공식 방문했고 2019년에도 한·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프레데릭 10세는 국왕으로서 첫 연설에서 "내 희망은 미래를 통합하는 왕이 되는 것이다. 이는 평생을 바쳐온 나의 책무이자 자부심과 존경심, 기쁨을 가지고 맡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받은 신뢰에 보답하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보다 더 위대한 분의 신뢰가 필요하다"며 메리 왕비와 입을 맞추자 군중은 환호했다.


덴마크 국왕은 자신의 통치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왕실 모토를 채택하는 것이 관례다. 프레드릭 10세는 "단결하여 덴마크 왕국을 위해 헌신한다"를 새 왕실의 모토로 결정했다.

<가디언>은 "일생에 한 번뿐인 이 행사를 위해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도에 도착했고, 도시의 많은 호텔이 예약이 꽉 찼다"며 "많은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골판지 왕관과 일체형 방한복을 입고 국기를 든 채 퇴위하는 여왕과 즉위하는 왕의 행렬을 맞이했다. 또한 그린란드 국기와 함께 메리 왕비의 국적을 반영하여 호주 국기도 전시됐다"고 보도했다.

특수부대 출신 '스포츠맨' 국왕 즉위에 덴마크 국민들 높은 지지 보내

52년 만의 즉위식이었지만 의례에 따라 대관식은 없었다. 덴마크는 1849년 헌법이 도입된 이래로 대관식을 한 번도 치르지 않았다. 대신 프레드릭 10세는 어머니 마르그레테 2세가 퇴위 문서에 서명하면서 자동으로 새 국왕이 되었다. 마르그레테 2세는 "국왕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채 자리를 떠났다.

마르그레테 2세의 퇴위는 지난 1일, 새해 연설에서 깜짝발표를 한 지 2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2월 허리 수술을 받아 4월에야 업무에 복귀한 마르그레테 2세는 "시간은 촉박하고 병은 늘어나고 있다. 더이상 예전처럼 극복하기 힘들다"며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퇴위 의사를 밝혔다. 마르그레테 2세의 재위 기간인 52년은 엘리자베스 2세 사후 현존 군주 중 최장기간이었다.

새로 즉위한 프레드릭 10세는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해군 특수부대의 잠수부대를 포함해 덴마크 육·해·공군의 여러 부서를 거치며 장기간 복무했다. 대사관과 유엔 대표부에서 근무하며 외교 경험을 쌓은 그는 기후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6번의 마라톤 경주와 철인 3종 경기, 개썰매 대회 등에 참여하는 등 스포츠맨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12일(현지시각) 덴마크 공영방송 DR은 여론조사 결과 덴마크 국민의 79%가 프레데릭 10세가 왕위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고, 83%는 메리 왕비 또한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즉위한 1972년에만 해도 덴마크 국민의 군주제 지지 여론은 채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는 덴마크 국민의 약 80%가 군주제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레데릭 와게 덴마크남부대학 공법 교수는 <가디언>에 "좌파에서도 왕족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덴마크 #프레드릭10세 #마르그레테2세 #메리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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