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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결국 비대위로... "국민 눈높이 맞는 위원장 찾겠다"

윤재옥 직무대행, 안철수의 '인요한 공동 비대위원장' 제안에는 거리... "의견 모으는 게 먼저"

등록 2023.12.14 11:24수정 2023.12.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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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국민의힘이 결국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 여당은 14일 지도 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당선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지난 13일 오후, 본인의 SNS를 통해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관련 기사: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직 사퇴 선언... "송구한 마음뿐"). 앞서 장제원 의원이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기현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갈등이 거세게 일었다(관련 기사: "장제원도 불출마하는데..." 김기현 사퇴 압박 더 커졌다). 결국 선거를 4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당 대표가 스스로 물러난 것.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당 중진 의원들과의 간담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비대위 전환을 공식화했다. 당초 12월 중순께 띄우기로 했던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시점은 자연스레 미뤄지게 됐다. 다만, 당헌·당규에서 정한 시한인 내년 1월 10일까지는 구성하기로 했다.

'국민 눈높이' 내세운 여당... 현직 장관에게도 여전히 열어 둬

윤재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8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불러 간담회를 실시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가지 혜안"을 듣기 위함이었다.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윤 직무대행은 기자들에게 "중진 대부분이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할 수 있는, 또 당내 현안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는 의견의 일치를 했다"라고 밝혔다. 비대위 출범을 전제로 하고, 어떤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힐지 논의한 셈이다.

직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야당보다 더 진정성 있고 더 빠르게 혁신하는 것"이라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총선을 이끌 지도 체제를 정비하고 총선 준비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원회 의장, 김예지 최고위원 등 임명직 당직자들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으나, 윤 직무대행은 "당의 위기 상황에서 당무 공백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계속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라며 이를 일단 반려했음을 알렸다.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윤 직무대행은 "현실적으로 당 대표가 궐위됐을 때 6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 수밖에 없도록 했는데, 시간을 당겨도 안 된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비대위 체제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전권형 비대위인지, 관리형 비대위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대위의 성격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 현직 국무위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질문이 나왔으나,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을,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우리가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을 물색해 보겠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어 놓았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국민 눈높이'를 기준으로 내세우는 게 현직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 가능성을 닫는 것은 아니라고도 부연했다. "'국민 눈높이'와 '현직 장관 (비대위원장 임명에) 선 긋는다'라는 건 인과관계가 정립이 안 된다"라며 "국민 눈높이라는 건 '저런 분이 우리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치르면 좋겠다'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좀 더 지지를 많이 할 것 같다' 같은 상징적인 분이 좋겠다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불출마를 선언한 원내 인사의 비대위원장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 묻자, 같은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며 "객관적인 흠결 사유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라는 정도만 덧붙였다. 비정치인이 비대위원장으로 올 가능성에 관해서도 "정치인인지 아닌지는 선택을 결정하는 기준은 아니다"라고 역시 열린 답변을 내어 놓았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 외에서도 선임될 수 있는지 질문하자, 그는 "찾아봐야 한다"라며 "지금 더 거명되는 분들 외에도 그 누구도 될 수 있지 않겠느냐.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안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의 공동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관련 기사: 안철수, '한동훈 비대위' 설에 '인요한 공동 비대위' 제안). 그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라면서도 '개인 생각'을 전제로 "공동 비대위원장보다는 한 분이 하는 것이 훨씬 조직을 운영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당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용산 대통령실에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정관계 재정립'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지만, 윤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가진 문제점이 뭐가 있는지 분석해야 하고, 문제 원인에 따라서 해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떤 특정한 원인이 지금 상황의 원인이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종합적으로 우리 문제가 뭔지 살펴보겠다"라는 맥락이었다.

그러나 비대위원장 선정을 두고서는 용산 대통령실과의 교감 보다는 "당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먼저"라고 선언했다. 이어 "당내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당밖에 있는 분들의 의견도 들어 보겠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향한 비판에는 선 그어... "선당후사로 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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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무책임하다'라는 평가도 나오는 가운데, 윤 직무대행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셔서 당 혁신의 길을 터줬잖느냐? 그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그는 "어려운 시기에 당 대표를 통해서 많은 수고를 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며, 또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용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제 우리 국민의힘 구성원은 모두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결단을 온전히 혁신의 그릇으로 옮겨 담아 총선 승리에 결연한 의지로 당을 정비하고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직 비대위원장이자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면서 "김기현 대표나 장제원 의원이 용단을 내리신 건 내년 총선 승리의 전망을 밝게 하기 위해 그런 결심을 하신 것 아닌가"라며 "모든 결정이 거기에 궤를 같이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당이 지금 큰 기회"라며 "우리가 새겨야 될 키워드는 두 가지, 미래와 변화"라고 강조했다. "미래와 변화에 대한 노력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만 국민들에게 다시 우리가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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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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