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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 27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당 대표 구속'이라는 가정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게 됐다. 반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비 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먼저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가결표를 던졌을 뿐 실제로 이 대표가 구속되기를 바랐던 건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가결'을 계기로 민주당이 방탄 이미지에서 벗어났으니 소위 '가결파'들에게 "표창장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번을 계기로 '팬덤정치'를 털고 가자 거나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자는 등 근거는 각기 달랐다.
비명계 '가결파' 의원들 "체포동의안 가결로 방탄 이미지서 해방돼"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2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로부터 '가결파 의원들을 징계하자는 당 내 움직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국회법상 인사에 관한 건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게 돼 있다. 그걸 굳이 밝히라고 하는 건 헌법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조 의원은 이른바 '가결파' 의원들이 가결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결파는 (민주당이) 방탄 꼬리표를 떼지 못해 윤석열 정부의 무도한 국정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 제대로 반영도 안 됐고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낸 만큼 꼬리표를 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침 이 대표도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고 당 내 혁신위원회가 제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권고했고 당이 의총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그러면 그건 당론으로 유지가 되는 건데 (부결표를 던지면) 과도한 방탄 집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조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민주당이 '방탄' 이미지에서 해방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우리는 방탄에 대해 몸이 가벼워졌다"며 "이 상태에서 정책 정당으로서 민생과 경제를 얘기하고 여당의 실정과 싸우는 게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확언했다.
이원욱 "가결표 행사, 검찰에 이 대표 넘겨준 것 아냐"
이원욱 의원 역시 이날 오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 또는 무효, 기권표를 던진 사람들이 39명 또는 40명 정도 된다"며 "그분들이 (이 대표가) 구속되라고 한 게 아니고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되니까 일단 법정에 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라고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것과 실제 이 대표가 구속되길 바라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진행자로부터 "친명계가 이야기하는, 검찰의 입에 이재명 대표를 넘기는 건 아니었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아니다.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소명을 하고 나오라는 이야기였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조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번 계기로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배신자 색출' 분위기에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방탄 국회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내년 총선까지 물고 늘어질 문제였다. 그것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체포동의안 가결의) 공이 아주 컸다"며 "가결파 의원들 중 일부 밝혀진 의원들이 몇 분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표창을 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는 거의 당론과 가까웠다. 그러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은 오히려 당론을 준수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팬덤정치'에서 벗어나 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개딸 등 강성 팬덤에 엮여, 당에서 한마디만 이재명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 전부 '수박'이 돼버리는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당은 결국 '이재명의 사당'이 되고 그러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친명과 반명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보다 당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그중 핵심은 개딸 등 강성 팬덤과 어떻게 결별할 것인가"라며 이 대표를 향해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당은 개딸의 정당이 아니고 국민의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올바른 당 대표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민 의원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는 대중 정치를 하고 있다. 대중이 주권자이고 정치의 주체"라며 "그러나 한 사람은 합리적인데 대중들의 의견이 다 합리적으로 흐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 정치에서 중요한 건 대중들의 흥분 속에서 내는 목소리에 정치 지도자들이 편승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중적인 목소리의 취지를 어떻게 숙의적으로 대의적으로 풀어낼지 고민해야지, 그걸 이용하거나 편승하거나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영장 기각됐지만 '사법 리스크' 해소 안 돼... 대표직 사퇴해야"
'이 대표 사퇴'에 무게를 싣고 있는 건 또다른 '가결파' 이상민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가 다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당을 위한 전략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영장 기각과는 관계없이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아주 짙게 올 것이고 만약 대선에서 지게 되면 더 가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전폭적인 지지로 선출됐지만 가능하면 빨리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 161명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며 모은 탄원서 역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는 사회적 약자나 어려운 계층에 계신 분들을 선처해 달라는 호소"라며 "이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다. 그 권력자에 대해 우리 스스로 이 분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내는 게 국민들 보기에 상당히 모양이 안 좋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종민 의원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김 의원은 "당을 위해 선당후사의 길, 리더십의 길이 무엇인지 당 대표 본인이 판단을 해야 한다"며 "사법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고 계속 재판도 매주 나가야 되는데 총선과 당에 안 좋겠다 싶으면 새로운 판단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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