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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잠적' 중국 친강 외교부장, 끝내 면직 미스터리

전인대 회의서 가결, 시진핑 서명... 전임자 왕이 '컴백'

등록 2023.07.26 09:10수정 2023.07.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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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된 친강 외교부장(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과 회담 전 악수하는 장면 ⓒ AFP=연합뉴스

  
중국이 친강(57) 외교부장을 돌연 면직하고 신임 외교부장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임명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어 친 부장을 면직하고 왕 위원의 외교부장 임명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 결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친 부상을 면직한 사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친 부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와 베트남 외교장관, 러시아 외교차관과 회담한 것을 마지막으로 한 달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시진핑 총애 받다가... 중병설·불륜설·간첩설 등 '추측 난무'   

외교부 대변인으로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중국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이끌던 친 부장은 5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주미 대사를 거쳐 작년 12월 외교부장으로 임명됐고, 지난 3월부터는 국무위원까지 겸직하며 초고속 승진했다. 

그런 친 부장이 갑자기 사라지자 중국 안팎에서는 온갖 추측과 의혹이 불거졌다. 처음에는 코로나19 감염설이 나왔다가 잠적이 길어지자 중화권 방송국의 여성 아나운서와 불륜 관계를 이어오다가 혼외자를 낳았다는 설도 제기됐다. 

또한 친 부장과 해당 아나운서가 간첩 사건에 연루됐다거나 중병설, 부정부패설, 권력 암투설 등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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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외교부장의 이름과 사진, 소개를 삭제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 중국 외교부

 

중국 외교부는 지난 11일 친 부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불참한다고 했다가, 회견 녹취록에서 이 내용을 삭제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그 이후 외교부 대변인은 친 부장의 상황을 묻는 말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고, 이날 면직이 확정되자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는 친 부장의 이름과 사진 등이 곧장 삭제됐다.

친 부장은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면직됨으로써 1949년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최단명 외교부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외신 "중국의 불투명한 정치 시스템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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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친강 외교부장 면직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시 주석의 강력한 신임을 받았던 친 부장이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물러났고, 이미 외교부장을 지냈던 왕 위원을 다시 임명하는 등 극히 이례적인 인사가 벌어지자 외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중국의 불투명한 정치 시스템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라며 혹평과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AP 통신은 "중국이 비정상적으로 친 부장을 해임하고 전임자인 왕 위원으로 교체했다"라며 "이는 언론의 자유가 엄격히 제한되는 중국의 불투명한 정치 시스템에서 집권 공산당이 보여준 일반적인 인사 방식과 일치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친 부장의 이름이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에 여전히 올라있는 점을 거론하며 "그의 정치 인생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 CNN 방송도 "이런 일은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비공개로 의사 결정을 하는 중국 정치 시스템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시 주석하에서 이런 정치적 불투명은 공산당의 기득권과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 부장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했기에 이번 사태는 시 주석이 적절하지 않은 인사를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시 주석도 일정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외교부장으로 돌아온 왕 위원은 시 주석 취임 직후인 2013년부터 10년간 외교부장을 맡았던 중국 외교의 '얼굴'이다. 지난해 당시 69세의 나이에도 '칠상팔하'(67세는 남고 68세는 퇴임)'라는 중국 공직 사회의 관례를 깨고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친강 #왕이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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