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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중국, 북한 대화 나서도록 할 특별한 위치에 있어"

중국에 대북 영향력 촉구... "국제사회 모든 구성원이 희망"

등록 2023.06.20 09:13수정 2023.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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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악수하는 시진핑과 블링컨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군사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19일(현지시각)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틀간의 협의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갈수록 무모해지는 북한의 행동과 수사에 대해 논의했다"라며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고, 위험한 행동을 그만두라고 압박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unique position)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행동에 우려를 표했고,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어느 일방의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덧붙였다.

미중 군사당국 간 소통 재개는 실패... 중국이 거부

블링컨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의 목표였던 미중 간 소통 채널 구축, 현안 제기, 협력 분야 제안 등의 진전을 만든 것에 만족한다"라면서도 "한 번의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특히 양국의 군사 당국 간의 소통 재개가 매우 중요하지만, 중국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1년 이후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거부해 왔으며, 최근에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으나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중 군사당국의 소통 재개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중 제재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중이 양자관계의 우선순위와 다양한 글로벌 및 역내 이슈와 관련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미국 시민이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것을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라며 "중국 신장자치구, 티베트, 홍콩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도 거론했다"라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나 35분 정도 대화했다.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에게 "국가 간 상호작용은 언제나 존중과 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라며 "블링컨 국무장관의 이번 방문을 통해서 중미 관계의 안정화에 더욱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어느 쪽도 자기 뜻대로 상대를 이끌려고 해서는 안 되며, 상대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면 안 된다"라고 압박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을 만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도 "대만 문제를 놓고 누구와 타협하거나 양보할 이유가 없다"라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주권 및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대만 독립을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미중 관계 여전히 '안갯속'... 블링컨 "정상끼리 직접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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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미 N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 NBC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이후 5년 만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이번 방문도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본토 영공 침입 사건으로 한 차례 연기되었다가 어렵게 성사됐다. 

그러나 AP통신은 "미국과 중국은 여러 문제에서 의견이 불일치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라며 "이들 문제 가운데 상당수가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양국은 핵심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남아 있다"라며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의 주요 목표였던 군사 당국 간 소통 채널 재개를 놓고 중국과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막혀 있었던 미중 간 고위급 대화가 다시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미 NBC 방송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양국이 이런 의사소통을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양국 지도자가 직접 만나 회담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며 "특히 중국에서 시 주석이 가지고 있는 힘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미중 관계 #시진핑 #토니 블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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