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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김영삼기념관' 건립 추진 공론화 논란

부산시 토론회 놓고 찬반 논쟁... 지역 시민여론은 "민주주의 역사관"

등록 2023.05.24 14:52수정 2023.05.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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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김덕룡 추모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상징성 담아야"
"의도와 달라, 부적절"


부산시가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대신 '김영삼(YS)기념관' 건립 추진에 나서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고, 지역의 민주주의 역사를 기념하겠다던 기존 취지와 다르단 비판이다. 시는 충분한 여론 수렴을 강조했지만, 공개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30일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가칭) YS기념관 건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건립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자유토론 등이 이루어진다.

이 기념관은 민주주의 가치 확산을 위해 부산 중구 중앙공원 내 약 4900㎡의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을 세우는 사업이다. 부산의 민주화 운동과 대통령의 발자취를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게 목표다. 국비와 시비 등 250억 원이 투입되며, 2026년 말까지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념관 명칭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나뉘자 시는 지난 4월 이어 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부산시 민생노동정책과 관계자는 "대통령 기념관 형태의 건립과 여론 수렴 절차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시민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토론에서 김인 부산대 공공정책학부 명예교수 등 찬성 쪽은 다양한 업적 소개와 기념관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YS 명칭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진현경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 등 반대쪽은 시민 인식조사에서 지지도가 낮았던 만큼 특정 대통령의 이름을 내세운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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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오는 30일 '(가칭) 김영삼(YS)기념관' 건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공공성연대,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민중연대가 24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YS기념관의 시작은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부터다. 후보 시절 박형준 부산시장이 YS 정신을 기릴 민주센터를 언급하면서 같은 해 12월부터 절차가 본격화했다. 건립 방향 등에 관한 연구용역에서 '평등·자유 등 민주가치 교육·체험시설(1안, 민주주의미래관)', '대통령 기념시설(2안, 대통령 기념관)'이라는 2가지 형태의 건립안이 제시됐다.

이어진 시민 인식조사 결과는 2안이 아닌 1안으로 기울었다. 지난 3월 13일~17일 사이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50.1%는 '1안이 더 적합하다'라고 응답했다. 2안을 선택한 비율은 37.9%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 주최 토론회 주제가 'YS기념관'으로 사실상 굳어지자 논란이 커진 것이다. 시는 "부산의 민주화운동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기념관의 대표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라는 입장을 부각했다.

시민사회는 이대로 추진을 강행한다면 전면적 반대운동에 나서겠단 태도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인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애초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내용을 담았는데, 느닷없이 명칭이 바뀌었다"라며 "일방적 추진은 보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시민이 반기지 않는 YS기념관 건립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YS기념관보다 부산지역에서 펼쳐졌던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 우선이란 의견도 있다. 유신독재에 맞섰던 부마항쟁은 올해로 44주년을 맞았지만, 제대로 된 기념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동일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지역의 민주주의 관련 공간을 만들려면, 부산의 특성을 살리는 부마항쟁기념관 건립 검토부터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김영삼 #YS기념관 #부산시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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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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