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마을주민들은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3개 내걸었다가 2개를 철거했다. ⓒ 이우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일명 '우영우 팽나무'로 불리는 경남 창원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포구나무‧패구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된 가운데, 마을주민들이 조만간 관련 입장을 낼 예정이다.
15일 동부마을 윤종한 이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주민들이 천연기념물 지정에 동의하고 안 하고를 떠나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오는 24~25일경 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문화재청에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8월 30일 창원시 보호수인 '북부리 팽나무'를 천연기념물 지정예고를 했다. 30일간 지정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추석 전에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결사반대"라는 펼침막을 3개 내걸었다가 15일 2개를 철거했다. 이에 대해 윤 마을이장은 "펼침막 설치 이후 여러 말들이 많았고, 일단 오늘 2개를 철거했다"고 말했다.
지정 반대 이유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농촌에 살다 보니 주민들이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하루 전날인 14일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윤 이장은 "지난 번 1차 설명회 때와 비슷한 내용이었다"며 "일단 기다려보자는 주민들도 있고, 국가에서 하는 일인데 농촌에서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마을 입구에 걸린 펼침막 내용이 가슴 아린다"
천연기념물 지정에 주민들이 반대하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우완 창원시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쓴 글에서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해서 마을주민들의 일상에 변화가 많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 걸린 (천연기념물 지정 반대) 펼침막 내용이 가슴 아린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팽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창원시가 주민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서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불편함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추석 연휴 때 팽나무 쪽에 가봤다.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서 그런지 풀이 없을 정도였고, 옆에 있던 무덤도 마찬가지였다"며 "좀더 세심한 관리와 보호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거수를찾는사람들' 박정기 대표활동가는 "동부마을 팽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천연기념물 지정이 꼭 되어야 한다"며 "드라마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는데 실제 현실에서는 안 된다는 게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부마을에 빈집과 창고가 있는데, 창원시가 매입해 마을공동체를 살리고 주민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창원시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민 설득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 대표활동가는 "의령에는 4개 천연기념물이 있다. 그런데 면적이 서울시보다 넓은 창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은 현재 1개뿐이다. 창원시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는 "한 번 더 주민설명회를 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어제 두 번째로 열었고, 천연기념물 지정 반대 펼침막 일부가 철거된 것으로 안다"며 "천연기념물 지정에 동의하는 주민이 있는 것으로 안다. 최종적으로는 문화재청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마을 팽나무는 드라마에서 '소덕동 팽나무'로 소개되어 널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해당 팽나무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고, 나무 높이 16미터, 가슴둘에 6.8미터, 수관폭(잎이 달린 최대 폭)이 27미터다. 기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예천 금남리와 고창 수동리의 팽나무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규모다.
a
▲ 창원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 ⓒ 윤성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