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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 77.1% '개정교육과정으로 수포자·사교육 증가 우려'

[주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2022 수학과 개정교육과정 전국 수학교사 설문조사' 결과 보니

등록 2022.09.08 18:32수정 2022.09.0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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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모임연합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수학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22. 9. 8. 국회소통관)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 개정 교육과정(아래 새 교육과정)은 현재 각론이 마무리 중이고, 연말에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실과 수학교사모임연합(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은 현장 교사들에게 새 교육과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8일 그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소통관에서 열었다.

새 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는 지난 8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진행됐다. 이 조사엔 총 3554명의 교사(중학교 교사 1764명, 고등학교 교사 1790명)이 참여했다. 

새 교육과정 도입하면 수포자 증가 우려

현장교사 77.1%는 새 과정이 '수학 기초학력 개선에 도움이 안된다'라고 응답했다. 또, 87.0%가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안된다'고도 응답했다. 결국, 수포자는 증가하고, 사교육 의존도는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 우려를 표한 것이다. 또, 새 교육과정 내용이 많아 가르칠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현재 선택과목인 행렬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수학이라며 고1 공통과정에 추가됐다. 그러다 보니 고1 내용 일부가 중3으로, 다시 중3 내용 일부가 중1로 내려갔다. 학습 부담이 연쇄적으로 중학생까지 가중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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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교육과정에 추가된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두 개의 성취 기준을 합쳐 하나로 만드는 '꼼수'
 

성취기준의 개수는 학습량의 기준이 되는데, 연구진은 새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이 2개 줄었다고 발표했다. 실제 학습 내용이 줄기는커녕 늘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비교해 본 결과 2개의 성취기준을 하나로 합치는 '꼼수'를 쓴 것이다. 수학 전공 교수가 주축인 연구진이 국민을 기만하는 부끄러운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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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수학과 개정 교육과정에서 2개의 성취기준을 하나로 통합하는 경우가 여럿 발견되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게다가 새 교육과정은 학기당 현재 17주에서 16주로 운영되고, 수학 수업시간은 주당 3~4시간으로 운영하게 된다. 현재 계획대로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고, 수업 시수의 축소제 맞춰 가르친다면 중1은 최대 43시간, 중2는 40시간, 중3은 12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설문 마지막 주관식 항목으로, 새 교육과정 연구진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달라는 항목에서 이례적으로 1688명의 교사가 응답했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뺏다 넣었다 올렸다 내렸다만 반복하는 수학교육과정 개정은 그만하라"는 의견이었다.
  
적정한 양을 깊이있게 학습해야
 

수학 공부를 하다 좌절을 겪었던 학생들도 다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가파른 계단식 교육과정을 완만한 나선형으로 만들어 달라는 현장 수학 교사들의 요구는 전혀 반영이 안 됐다.

새 교육과정이 기초과학계와 수학 전공 교수들의 요구대로 됐으나 그 피해는 학생과 교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금도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고등 수학을 선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당연한 듯 퍼져 있다. 그런데 내용이 더 많아졌으니 결국 선행하는 속도만 앞당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학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상위권 학생은 더 빠른 선행을 위해, 하위권 학생은 진도만 나가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사교육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학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수포자만 양산되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수학은 모든 학생이 행렬을 배운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탐구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수학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현장 교사들의 설문결과에서 본 것과 같이 새 교육과정은 수업 시간에 비해 내용이 너무 많다. 모든 학생이 수학을 수학답게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연구진과 교육부는 그 내용을 적정화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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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과정 #2022개정교육과정 #수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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