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공식 신청... 터키는 왜 반대할까

나토 사무총장 "나토에 크게 기여할 것... 역사적 순간"

등록 2022.05.19 09:13수정 2022.05.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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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식 가입 신청서 제출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북유럽 국가 핀란드와 스웨덴이 1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공식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사적 비동맹 중립국 지위를 지켜온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안보 위기가 높아지자 나토 가입을 전격 결정했다. 나토의 확장을 막겠다는 구실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로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 셈이다. 특히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양국의 가입 신청서를 받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요청을 매우 환영한다"라면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핀란드와 스웨덴은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며 넉넉한 국방 예산을 가진 나라들로서 나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하면 유럽의 안보 지형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30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해야 하고, 이 과정은 보통 8~12개월이 걸린다. 다만 나토는 가입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일부 회원국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가입을 완료하기 전 군사 공격을 당할 경우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나토에 가입함으로써 안보를 보장받고 싶다"라며 "우리는 강하고 현대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나토와 협력해왔다"라고 강조했다. 

기존 회원국 '만장일치' 필요한데... 반대하고 나선 터키 


그러나 터키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테러 조직을 지원하며 군사 동맹에 가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말한 테러 조직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의미한다. PKK는 터키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의 무장 조직으로, 터키 정부는 PKK를 최대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핀란드와 스웨덴은 쿠르드족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특히 스웨덴 의회에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활동하며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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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핀란드·스웨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에르도안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은 PKK가 유럽연합(EU)의 대테러 명단에 올라가 있음에도 이들의 활동을 놔두고 있다"라며 "테러 조직을 넘겨주지 않는 나라들과 군사 동맹을 맺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만약 터키가 반대표를 던지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없던 일이 된다. 

하지만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터키 외 다른 모든 회원국이 두 나라의 가입을 강력히 지지한다"라며 "나토가 확정하고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독일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영국 BBC는 터키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대가로 "2019년 EU가 터키의 시리아 내 쿠르드족을 군사 공격한 것에 대해 무기 금수 조치를 내렸던 것을 철회하고, 쿠르드족 인사들의 터키 송환 등 여러 조건을 내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두 나라에 군사자산 배치 지켜보고 대응할 것"

한편, 러시아는 신중하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 보장은 각국의 주권적 권리이지만, 그것이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러시아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기술적 조치를 포함한 러시아의 구체적 대응은 두 나라 영토 내 군사기지 및 공격 무기 시스템 배치 등을 포함한 실질적 결과들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켜보겠지만, 나토의 군사 자산이 얼마나 배치되느냐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는 핀란드, 스웨덴과 어떤 갈등도 없으며, 따라서 그들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이들 국가에 나토의 군사자산이 배치되면 러시아의 합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핀란드 #스웨덴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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