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실외 마스크, 올 하반기면 충분히 벗을 수 있을 듯"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록 2022.03.11 12:11수정 2022.03.11 12:12
0
원고료로 응원
a

2월 9일 서울시립 동부병원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안내문이 출입구 앞에 놓여 있다. ⓒ 연합뉴스

 
지난 8일 자정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4만여 명 많은 34만 2445만 명으로, 이는 현재까지 역대 일일 확진자 최고 수치다(9일 오전 발표). 2월 17일 10만 명대에 들어선 이후 계속해서 감염자 폭증이 이어지면서 선별진료소는 온종일 북새통을 이루고 10일 기준 재택치료자 수만 129만 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1.5~2배 정도 많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여러 연구팀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열흘 정도 안에 정점을 맞게 될 것이다"라며 "그 규모는 주간 평균에서 최대 37만 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위증중환자와 사망자 수 또한 매일 늘어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8일 1087명, 9일 1113명, 10일 1116명으로 매일 경신하고 있다. 사망자 또한 10일 229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 당국은 곧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연일 드러나는 수치들은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어떤지,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조언을 듣고자 지난 9일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 9일 발표된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4만 명을 넘었어요. 현재의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지금은 오미크론 대유행의 최정점 시기에 돌입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이 전파의 양이 가장 많아진 시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 2주 정도까지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방역 완화도 조금 있었고 추가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완전히 전환된 상태기 때문에, 유행 진행이 우리 노력이라기보단 바이러스의 전파 능력에 달린 요소라고 생각해요. 접종을 통해 면역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은 사실상 거의 완료 단계인 거고, 거기에 감염을 통해 면역이 획득된 수준이 어느 정도 된다면, 그때부턴 감소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 그럼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나요?
"그걸 완전히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고요. 그 이유가, 오미크론 변이의 기초 감염 재생산지수나 여러 가지 특징은 다 알려져 있지만, 백신 접종을 통해 획득한 면역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감소하는지, 또 숨겨진 감염자가 확진자에 비례해 몇 퍼센트 더 많은지에 대해 추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델타 변이 때까지만 해도 전체 감염자 중에서 절반 정도는 찾아냈던 것으로 평가가 되는데, 오미크론이 들어오면서 변이 비율에 있어서 변화가 있을 수도 있거든요. 하루에 30만 명 정도가 감염되는 상황이라면, 감염되는 사람은 그거에 두 배 정도가 감염되고 있다고 봤을 때 하루에 1% 이상씩 전체 국민의 면역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이거든요. 이 상태가 2주 정도 지속이 된다면 전체 면역 수준이 한 15% 정도 될 걸로 보여요. 전체적으로 이번 유행을 통해서 한 30~40% 정도까지 감염이 될 것으로 보이고 전체 면역 수준을 높이는 데 영향 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 일각에선 빨리 걸려서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속도로 감염이 되었을 때 과연 우리 사회와 의료 체계가 감당 가능한지죠. 지금 중환자 증가 속도로 본다면 현재 중수본이 밝히고 있는 병상 확보가 된 중환자 병상이 2600개 정도가 되는데 이게 실제로 재원하고 있는 코로나19 중환자 말고도 코로나19가 아닌 중환자도 있고 그 다음에 중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어서 미리 이동해 있는 병상들도 있다고 본다면 실질적으로 가용 병상은 그것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유행 정점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도달할 경우 중환자의 정점은 3월 말이나 4월 초 정도에 도달할 텐데 그때도 병상이 여유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 가지기 어려운 단계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최대한 병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이 되어야 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a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정재훈 제공

 
- 교수님이 아까 2주 정도 가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2주 동안 하루 신규 확진자가 몇만 명까지 갈 거라 전망하세요?
"유행 정점 단계에서 하루에 확진자가 얼마만큼 더 많이 나오냐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유형 예측 모형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주일 사이에 평균치에 가까운 개념이거든요. 일주일 평균치로 본다면 지금 28만 명에서 30만 명 초반대까지의 시기가 어느 정도 유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패턴을 보면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다른 요일에는 확진자가 감소하잖아요. 그니까 이번 주 정도에서 소폭 올라간 정도의 패턴들이 한 1주에서 2주 정도는 이어지다가 감소 시기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점 후에 떨어지는 속도가 빠를까요, 아니면 완만할까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올라갈 때도 다른 나라에 대비해서 조금 더 완만하고 천천히 길게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내려갈 때도 조금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은 이번 주에 유행 추세가 얼마만큼이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위중증 환자가 1000명 넘었잖아요. 아직은 병상에 여유가 있지만 이 정도 속도면 다시 위중증 환자 문제가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운데.
"당연히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고, 저는 이번 대유행의 큰 위기를 극복하는 데 3월 말이나 4월 초 정도의 중환자 최대 정점에서 병상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운영할 수 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보다 중환자가 2배 정도 더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산술적으로는 다룰 수 있지만, 운영적으로 다룰 수 있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방역 당국이 이 부분을 더 철저히 준비해야 된다고 봅니다."

- 병상을 늘릴 수 있나요?
"중환자 병상 늘린다는 건 코로나 말고 다른 진료 목적으로 중환자 병상 이용하는 분들의 병상 숫자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에 저는 그걸 한꺼번에 늘리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면 늘리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이 있나요?
"일단 첫째로는 경구용 치료제를 더 적극적으로 써서 중환자가 되는 비율을 떨어뜨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둘째로는 확보된 병상 안에서도 지역 간의 불균형이나 아니면 병상의 이송이나 배정 같은 것들을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해요. 그 다음에 재원하는 중환자가 호전이 된다면 빠르게 중증 병상으로 내려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노력이 좀 동반돼야 하고요. 그런 조치가 없다면 확보된 병상도 완전히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망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중환자가 늘어나게 되면 당연히 사망자도 동반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앞서도 중환자 정점에서 한 일주일 정도 지나야 사망자 정점이 찾아오는 경향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사망자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늘어날 거고 한 4월까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사망이 유지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백신 접종 90일 지나면 효과 떨어지잖아요. 3차 접종 초반에 맞은 사람은 90일 되어가는데 4차 접종은 어떻게 보세요?
"오미크론 시대에서의 백신의 중요한 효과라는 게 감염을 막아주는 건 부수적인 것이고 감염된다고 하더라도 중증화와 사망을 막아주는 게 가장 메인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그러 효과를 기대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저는 4차 추가 접종까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매우 고위험군 같은 경우 한 번 더 접종해서 조금의 이득이라도 얻어두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봐요. 그러나 같은 백신 4회 접종하는 게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의 근거가 있냐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저는 일반 인구 집단 전체가 4회 접종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주에 식당과 커피숍 영업시간을 밤 11시로 완화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유행 정점이 지나가는 순간부터 유행 억제를 위해서 동원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나 대부분의 전략은 의미를 상실하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순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완화나 아니면 예전으로의 복귀를 추진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시점도 조금 더 안정적인 상태에서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유행 정점을 조금 앞둔 상태에서 지속적인 완화 신호가 있었던 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 하는데요. 전 그 영향이 극심하게 클 거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조금 더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했죠. 저희가 방역이나 확진자의 관점에서만 볼 수 없다는 것도 이제는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본다면 할 수도 있는 결정이라고는 생각은 합니다. 그래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조금 더 안전하고 보수적인 접근 방법은 존재했었죠."
 
a

전국 초·중·고교 개학 날인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지급받은 코로나19 자가검진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 약간 빠르다고 보시는 건가요?
"약간 빠르다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결정이라 생각하고요.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건 지금 결정이 국민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중환자 진료 체계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대응 준비를 더 잘 해둬야 된다는 겁니다. 이미 이루어진 결정에 대한 비판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에 대해 더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는 게 나을까요?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수명을 다해가는 상태라면, 중환자로 가는 비율을 많이 줄여주고 중환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되는 건데요. 그렇다면 경구용 치료제라든지 조기 진단하는 데 있어서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요. 중환자 병상 같은 경우도 4월을 넘어서 5월이나 6월에도 상당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거든요. 일상으로 복귀됐다고 하더라도 의료 체계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고, 그 때까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된다는 의미겠죠."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이랑 비교하는 걸 제가 매우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는 한데요. 하지만 이제는 이미 다른 대응 방법이 없기 때문에 토착 호흡기 감염병 중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축인 감염병으로 속하게 될 거고요. 아마 올해 가을이나 겨울에 소규모의 유행이 또 있을 수 있고 그 다음에 몇 번의 감염자 증감의 현상들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나 모두가 마스크를 쓰거나 대규모 백신 접종이 진행되거나 이런 식의 대응을 할 정도로는 감염자가 안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수년 동안 소규모 유행들이나 중규모 유행들이 반복될 거로 생각합니다."

- 마스크는 언제 즈음 벗을 수 있을까요?
"저는 실외 마스크라든지 아니면 아이들의 마스크는 올해 하반기 정도가 되면 충분히 해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실내 마스크 착용 등 마지막 조치 같은 것들은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내년 넘어서까지 마스크를 쓰는 등의 상황이 있을 걸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이제 유행 정점에 접어들어 있는 시기이고 그리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시기라서요. 감염되었다라고 해서 문제가 되는 상황도 아닌 거고 감염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상이 있으면 모두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주세요. 감염이 된다고 해도, 접종 완료하신 분들에겐 위험한 감염병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고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재훈 #오미크론 #마스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2. 2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3. 3 제대로 수사하면 대통령직 위험... 채 상병 사건 10가지 의문
  4. 4 미국 보고서에 담긴 한국... 이 중요한 내용 왜 외면했나
  5. 5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