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복직은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청산"

대선 후보들 환영 글 이어 국가인권위원장도 공개 성명

등록 2022.02.24 16:54수정 2022.02.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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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과 명예회복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을 출발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를 건너 청와대를 향해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권우성

 
최장기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이 결정되자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이어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공개적으로 환영 입장을 냈다. 송 위원장은 낡은 과거와 결별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일제강점기 보다 긴 해고, 김진숙의 삶은...

송 위원장은 24일 성명에서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삶은 우리나라 노동운동과 민주화 투쟁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다"라며 "그의 복직은 단순히 개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서는 인간 존엄성의 회복이자, 군부독재 시대에 자행된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글에서 그는 해고의 문제점도 같이 짚었다.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표현을 언급한 그는 "노동자에게 해고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는 고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그 사회구성원의 존엄과 보편적 인권을 위협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김 지도위원의 복직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해 온 노동 존중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과제이자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권위를 이끄는 수장의 입장은 지난해 2월 청와대 단식 농성장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김 지도위원의 복직은 과거 청산의 문제"라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앞서 대선 후보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잇따라 글을 올려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축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결단한 노사에 고맙다. 소금꽃이 존중받도록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의 오랜 지기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진숙이 해방됐다. 일제강점기보다 길었던 37년의 피눈물 나는 복직 투쟁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라고 응답했다.

노사합의에 따라 김 지도위원은 25일 공장으로 돌아간다. 23일 HJ중공업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가 김 지도위원의 해고 문제 해결에 전격 합의한 데 따른 조처다. 이는 해고된 지 37년째, 2020년 6월 본격적인 복직 투쟁에 돌입한 지 600여 일 만이다. 노사 양측이 서명한 내용을 보면 김 지도위원은 이날 명예 복직하고, 당일 바로 퇴직한다.

이번 결정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 민주노조 운동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숨진 4명의 열사부터 언급했다. 그는 "복직하는 날 퇴임식을 하지만 공장에서 조합원과 같이 밥 먹고 박창수·김주익·곽재규·최강서가 일했던, 제가 일했던 현장을 37년 만에 돌아보고 오는 꿈에 그리던 날이 낼모레 25일"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복직투쟁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벅찬 눈물로 인사드린다"라고 말했다.


HJ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의 여성 용접공이었던 그는 1986년 어용 노조를 비판하는 선전물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로 끌려가는 고초를 겪었다. 다섯 달 뒤인 같은 해 7월, 회사는 강제 부서이동에 반발하는 김 지도위원을 해고했다. 이후 김 지도위원은 '소금꽃나무(땀을 흘리는 노동자를 일컫는 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노동운동가로 현장을 지켰다. 2011년에는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맞서 306일간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년을 앞둔 2년 전에는 암 투병 상황에서 마지막 복직 싸움에 나섰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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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김진숙 복직, 37년만에 공장으로 http://omn.kr/1xh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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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복직 환영 이재명 "소금꽃 존중받도록 뛰겠다" http://omn.kr/1xh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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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국가인권위원장 #송두환 #이재명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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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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